금융당국, 증권사 부동산PF ABCP 발행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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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증권사 부동산PF ABCP 발행 옥죈다

차현정 기자   hjcha@
입력 2020-05-18 17:01

금융위 '자산유동화 제도 종합 개선방안' 공개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에 금융당국이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선다. 매달 수조원대 부동산PF ABCP 만기 도래로 증권사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리스크 관리를 대폭 강화해 ABCP 발행을 어렵게 한다는 의도다.


18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산유동화 제도 종합 개선방안' 간담회를 열어 "자금조달과 운용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부동산 PF ABCP 등에 대해 증권사가 과도하게 유동성을 공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상황 등을 고려한 개선방안을 모색해 추가검토 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PF는 건설사가 사업권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그동안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높은 수익을 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위험요인으로 떠올랐다.

단기로 운영되는 ABCP는 자산보유자인 부동산 시행사의 자산을 SPC로 이전한 뒤 발행하는 구조로 증권사는 채무약정만 한다.

문제는 기초자산인 부동산 프로젝트의 만기와 대출 기한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3~5년 짜리 장기 부동산 사업에 3~6개월짜리 ABCP가 유동성을 공급해 지속적으로 차환 발행을 해야 한다. 만기 구조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특정 시기에 만기가 몰리는 일이 다반사다.

금융위는 부동산PF ABCP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사업으로 운용하는 '만기 불일치'가 문제라고 보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과거 1990년 당시 종금사가 해외에서 저금리 단기자금을 조달해 국내에서 고금리 장기대출로 운용했던 것이 외환위기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초자산과 증권의 만기가 일치하는 부동산 PF ABCP 등에 대해 공모시장 진입을 유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자산유동화 안전판으로 '위험보유규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자산보유자 등이 5% 수준의 신용위험을 보유하게 하는 제도다.
부동산 PF 부문에 수익의존도가 높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당장 증권사의 매입 약정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너무 크다는 게 당국의 인식인데 코로나가 트리거가 된 결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가 5% 수준의 신용부담을 끌어안진 않겠으나 부담이 커진 시행사 입장에서도 발행을 경계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대신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할 수 있는 일반기업의 신용등급 요건(기존 BB 등급)을 폐지해 혁신·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통로를 넓히기로 했다. 신용도 제한 폐지로 ABS 발행이 불가능했던 자본시장 이용법인의 70%에 진입 문턱을 낮춰주고 대상 자산의 기준을 유연하게 정비는 물론, ABS 발행 심사기간을 기존 10영업일에서 5영업일 이내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ABS는 ABCP보다 발행 자금조달비용이 높다. 증권사들이 장단기 금리차이 등을 줄일 수 있어 ABS 발행보다 ABCP 발행을 선호한 이유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업계와 전문가가 참석해 열린 '자산유동화 제도 종합개선방안' 관련 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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