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나노 파운드리 한판 붙자"… 삼성, TSMC와 大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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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나노 파운드리 한판 붙자"… 삼성, TSMC와 大격돌 예고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20-05-21 19:14

평택공장, 화성 이은 EUV전용
7나노 이하 생산 가파르게 늘듯
초미세 파운드리 '규모의 경제'
1위 TSMC와 본격 대결 구도
美·中 패권전쟁 장기화 변수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초격차를 지키겠다."
경기도 평택에 "현존하는 가장 앞선 5나노(㎚) 이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삼성전자의 21일 발표는 바로 세계 반도체를 초격차로 선도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초미세 공정기술 리더십을 한층 강화해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만 TSMC과 자웅을 겨루겠다는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 화성에 이어 평택까지…초미세 파운드리 '규모의 경제' 구축= 삼성전자는 2019년 화성 S3 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EUV(극자외선) 기반 7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EUV 전용 라인인 화성 V1을 본격 가동, 생산 규모를 늘렸다. 삼성전자 측은 V1 라인의 가동으로 올해 말 7나노 이하 제품 생산 규모를 전년대비 약 3배 이상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는 2021년 평택 라인까지 가동하면 생산규모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매출은 작년 1분기 3조원에서 올 1분기 3조5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증가세에 '평택 가속도'가 붙는 것이다.

지난 2019년 4월 첫 EUV 공정 적용의 7나노 제품 출하를 시작이래 눈부신 발전 속도다. 지난 2019년 하반기 6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5나노는 올해 하반기에 화성에서 먼저 양산할 예정이다. 관련 공정 개발은 2019년 상반기 완성했다. 5나노는 2021년 평택 파운드리 라인에서도 주력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여기에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의 원천 핵심 기술을 개발해 3나노 공정에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EUV에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설계 경쟁력을 더해 초미세공정 시장에서 업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EUV란 극자외선으로 반도체의 회로선을 그리는 기술로,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과 비교해 파장의 길이가 14분의 1 미만으로 짧아 보다 얇은 초미세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 회로선이 얇을 수록 제한된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와 로직을 구현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제작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10나노 이하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ArF 광원을 여러번 겹쳐 그리는 멀티 패터닝 공정이 불가피했다. 삼성은 EUV를 이용, 이 과정을 큰 폭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TSMC와 본격 경쟁 돌입, 美·中 무역전쟁 등 변수= 삼성전자의 이번 평택 EUV 라인 구축은 5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본격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 만큼 업계 1위인 TSMC와의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업체인 TSMC가 54.1%로 압도적인 1위고, 삼성전자가 15.9%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순위는 한 계단 차이지만, TSMC는 파운드리 전문 업체고 워낙 점유율 차이가 커 라이벌 관계로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4월 133조원 투자와 1만5000명 고용 창출 등으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한 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TSMC의 경우 2나노 공정을 개발 중이고 올해부터 5나노 공정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삼성전자와 거의 비슷한 미세공정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TSMC 등 반도체 업계에 튀고 있는 점은 삼성전자에는 위기이자 기회로 꼽힌다. TSMC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미국 내 공장 투자를 선언했고, 미·중 갈등의 핵심인 화웨이의 파운드리 수주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TSMC의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이른다.

◇코로나19에도 퀄컴 등 글로벌 협업 확대= 삼성전자는 최첨단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세계 1위인 퀄컴과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인 바이두 등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며 모바일부터 슈퍼컴퓨터 분야까지 파운드리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독일 엘모스(Elmos)와도 협력하며 유럽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도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하는 등 비메모리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주요 팹리스 업체와 전화·화상회의 등 비대면 방식으로 긴밀하게 협력하며 고객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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