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투자는 면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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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美투자는 면피용?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20-05-21 19:14

양산시점 늦고 생산규모 찔끔
G2 사이 보여주식 대응한 듯


세계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 공장 전경.

<출처=TSMC 홈페이지>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전격적인 미국 공장 설립 계획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면피성'이라는 지적도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일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기로 한 반도체 공장은 5나노(㎚) 기반으로, 대만 공장에선 벌써 시험 생산 단계다. TSMC는 연내 5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며 2나노 공정 개발도 이미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로드맵을 보면 3나노 반도체 양산 시점을 2022년으로 잡고 있고, 2나노 공정은 늦어도 2024년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미국 공장 양산 예상 시점이 2024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과연 주력 생산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공장 투자 규모와 생산 능력을 두고도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 힘을 실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TSMC 미국 공장 연간 시설 투자 비용은 약 13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올해 투자액(150억달러)의 10%를 밑돈다.



생산능력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장 규모로 TSMC의 12인치 팹 합계 생산능력인 월 80만장 대비 2%에 불과하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리서치는 애플 등 대형 고객사의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선 월 6만∼10만장 수준의 생산능력이 필요하다면서 "TSMC의 중국 난징 공장 투자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중립성을 보여주기 위한 '최소한의 대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TSMC는 지난 2017년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했을 당시에도 3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웨이퍼 생산라인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지만, 이후 양국이 잠정 휴전하면서 투자 검토는 다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TSMC의 투자 발표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우리의 경제적 번영을 북돋울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며 환영했지만, 중국의 눈치도 봐야 하는 TSMC 입장에선 마냥 안도할 수 없다. 작년 말 기준 TSMC의 매출에서 중국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만 14%에 이르고, 전체 중국 비중은 최소 20%는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날 평택 파운드리 전용라인 신설을 공표하면서 TSMC의 상황은 더 다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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