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코로나19로 식료품 택배가 급증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가 물류센터 발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터지며 비상에 걸렸다. 특히 이커머스 신선식품 배송시장을 주도해 온 쿠팡과 마켓컬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두 곳을 애용해 왔던 소비자들 사이에선 물류센터에서 배송된 택배에 대한 불안감도 생기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부천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데 이어 이날 고양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고양물류센터도 폐쇄 조치했다. 앞서 지난 27일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근무하던 직원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40대 여성인 확진자는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 지난 24일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다.
이날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방역 불가능한 상품은 전량 폐기"하겠다고 고객문자를 발송했다. 김 대표는 "보건 당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공유받은 27일 즉시 상온1센터를 전면 폐쇄했고, 같은 날 오후 곧바로 방역을 완료했다"며 "상온1센터 재고 중 방역이 불가능한 상품은 전량 폐기할 예정이며, 센터 운영을 재개할 때까지 상온 상품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역이 불가능한 상품은 바나나와 같은 미포장상품을 말한다.
김 대표는 "상온1센터와 냉장·냉동 상품을 보관하는 다른 물류센터는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다"며 "현재 판매하고 있는 냉장·냉동 상품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한 A(29)씨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설명은 현장 상황과 일부 다르다. A씨는 "상온1센터와 냉장센터는 서울복합물류센터 내 같은 동에 함께 있다"며 "양 센터 근무자들은 출입구와 계단·엘리베이터를 함께 이용하기에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의 대응도 주목되고 있다. 쿠팡은 아직 방역 불가능 상품을 폐기한다는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커머스·유통업계는 물류센터 전방위 점검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집단 감염사태가 이커머스 업계로 번지면서 온라인 배송 및 물류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 물류센터 작업장과 모자, 신발 등에선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마켓컬리는 서울 송파구 상온1센터가 확진 환자 발생으로 폐쇄되면서 28일 오전에 진행된 새벽배송에 상온 제품을 넣지 못했다. 부천에 이어 고양에서도 확진 판정받은 직원이 나온 쿠팡은 아직까지는 "배송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부천물류센터가 신선식품을 다루는 큰 규모 사업장이고, 일반 제품을 취급하는 고양물류센터까지 폐쇄된 상황이어서 언제라도 배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특수를 누리던 이커머스 업계는 이번 사태 이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물류센터가 대부분 위탁운영 되는 만큼 관리·감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는 통상적으로 위탁해서 운영하는데, 일용직이 많고 땀범벅으로 일하는 환경에서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CCTV를 달거나 업무지시를 내리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