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그룹의 지주사이자 투자 전문회사인 SK㈜가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 등 바이오 계열사의 호조에 힘입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과거 반도체 투자로 그룹 전체의 위상을 한 단계 높여줬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혜안(慧眼)'이 또 한번 진가를 보여주는 모양새다.
28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SK㈜의 시가총액 규모는 최근 2달 여 동안 2.5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난 3월19일 10만25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이달 27일 종가 기준으로 27만1000원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SK㈜의 바이오 계열사들의 성과를 본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SK바이오팜의 경우 오는 7월1일 상장을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 가치가 4조~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SK바이오팜의 경우 상장 이후 가치가 시장의 평가를 상회해 SK의 시가총액을 동반 상승시키는 모습을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 역시 "시장에서 기대하는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4~5조원 수준으로, 현재 SK㈜의 전체 시가총액의 약 30~40%에 해당한다"며 "SK㈜가 보유한 SK바이오팜 지분가치가 계속해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재 SK㈜의 시가총액은 17조2000억원에 이른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에 이어 SK팜테코 등 상장할 수 있는 계열사가 줄을 이어 SK의 가치를 상승시켜 줄 잠재적 이슈가 많다"며 "SK팜테코 역시 올해 생산능력을 100만리터에서 120만리터로 늘리고, 금년 1분기 영업이익이 48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 등 SK㈜의 비상장 바이오 계열사들의 순조로운 흐름으로 인한 기업 가치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공모가 밴드를 기반으로 산출한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최대 3조8300억원이지만, 최대 5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모 규모만 놓고 봐도 지난 2017년 5월 셀트리온헬스케어 이후 최대 규모다.
IPO 흥행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SK㈜의 기업가치 역시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구주매출을 통해 3070억원을 현금을 확보하며 상장 후에도 75.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매 선택의 순간마다 빛을 발했던 최 회장의 선견지명과 결단력도 '바이오 대박'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지난 2011년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SK하이닉스의 인수를 밀어붙였고, SK하이닉스는 총수의 절대적인 지원 속에서 매년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최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화상회의로 바이오 사업 현황을 챙기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과거 2010년 '파부침주(破釜沈舟: 밥 지을 솥을 깨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히다)'고 선언한 것처럼 시장의 변화에 따라 '딥체인지'로 혁신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