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오늘 대화도 날씨처럼 잘 풀렸으면"…주호영 "다 가져간다, 그런 얘기만 안하시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는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1대 국회를 앞두고 양당 원내대표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겠다며 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4일 "이번 오찬 대화에서는 의제를 정하지 않았다"며 "고용과 산업 위기 대응 등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오에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양당 원내대표를 만난 문 대통령은 인사를 건넸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에게 "주 대표님은 세 번째죠"라고 묻자, 주 원내대표는 "그렇다. 바른정당 시절에 한 번 왔고, 당 대표 대행으로 한번 더 왔다"고 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날씨가 매우 좋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렇다, 반짝반짝 하네요"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가 "건강은 괜찮으십니까"라고 다시 물었고, 문 대통령은 "예"라고 답했다.
하지만 세 사람이 앉은 자리에서 덕담만 오간 것은 아니었다. 미묘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후 김 원내대표는 "오늘 대화도 날씨처럼 잘 풀렸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20대 국회에서 여야 간 대화가 원활하지 못했음을 짚는 발언이다. 여야는 지난 2018년 11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상설협의체 회의 이후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만난 것도 566일 만이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님이 잘해 주시면 술술 넘어가고. (국회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간다, 그런 얘기만 안하시면"이라며 웃었다. 최근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겠다고 한 부분을 '뼈있는 농담'으로 맞받은 것이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는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크게 변화한 21대 국회 상황에 맞춰 협치 관련 논의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4일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를 두 원내대표와 함께 논의·협의할 것"이라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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