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물 4.5만톤 정화해 방류
하천 수량 많아지자 먹이풍부
반도체 생산 막대한 양 물 필요
기흥사업장 첨단폐수시설 갖춰
방류수 배출물질 실시간 측정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인근 하천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달 두 마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사용된 물을 정화, 하천에 방류해 수량이 풍부해지며 수달의 먹이인 어류들이 늘어난 결과다.
27일 삼성전자는 '세계 수달의 날'을 기념해 제작한 특별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경기도 용인시 소재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인근 오산천에서 수달 두 마리가 야간에 함께 있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 4월 오산천에서 서식하는 수달 한 마리를 발견했는데, 이번에는 발견된 수달의 숫자가 두 마리로 늘어났다.
멸종위기에 처한 수달은 생존을 위해 많은 양의 먹이를 먹어야 한다. 하천 오염으로 수달의 먹이인 물고기가 줄게 되면 생존이 위태로워진다. 수달이 오산천에 서식하는 것은 오산천 생태계가 건강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설명이다.
과거 수량이 부족해 악취까지 났던 오산천이 정화된 것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영향이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기흥사업장에서만 하루에 5만3000톤의 물이 사용될 정도다. 삼성전자는 기흥사업장에 2개의 첨단 폐수정화시설을 갖추고, 지난 2007년부터 사용되는 5만3000톤의 물 중 4만5000톤의 물을 정화해 매일 방류하고 있다. 방류된 물이 오산천의 수량을 풍부하게 만들어 어류가 늘어났고, 먹이가 많아지자 수달도 돌아오게 됐다.
유튜브를 통해 오산천 수달 영상을 접한 폴 욕슨 국제수달생존기금 박사는 "한국에서 삼성이 수달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라인은 기흥사업장, 화성사업장에 위치해있다. 두 사업장에서는 반도체 제조를 위해 하루 평균 약 18만8000톤의 물을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기흥사업장에는 2개, 화성사업장에는 4개의 첨단 폐수 정화시설 '그린동'을 갖추고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된 물을 내부 기준 6가지로 분류해 각 단계의 성질에 맞는 공법과 기술을 적용해 정화하고 있다. 물의 수질은 각 성분별로 법이 허용한 세부 기준치 대비 약 30% 이내 수준으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방류수를 깨끗이 하기 위해 배출 물질에 대한 원격 감시 체계(TMS)를 갖춰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방류수에서 측정된 값이 만약 기준치를 초과하면 즉시 방류를 중단시키는 시스템도 있다. 두 사업장에서 정화돼 오산천, 원천천 등 지역 하천으로 방류되는 물은 약 15만5000톤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지역자치단체, 환경단체와 합심해 도심 속 생태 복원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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