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상자 포비아' 전문가 조언
"오는 택배는 어떻게 하죠?"
쿠팡 부천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감염이 일어나면서 소위 '택배 감염', 즉 택배 물품에 따른 코로나 19의 대규모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먼저 의료계에서는 비대면 접촉의 준칙만 준수하면 문제가 없다는 지적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무지로 인한 불필요한 공포를 느낄 필요 없다"고 조언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건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물류 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갑을 끼지 않았거나 마스크를 완전히 벗은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계속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객이) 택배를 수령할 때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국은 물류센터 컨테이너 내부의 밀폐도가 높고 단기간 내 집중적인 노동이 이뤄지는 특성을 고려해 별도의 물류센터 방역 세부지침 마련 여부를 관계부처와 논의할 방침이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택배 물건을 매개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배송 과정에서 직원이 마스크나 장갑 착용을 제대로 한다면 택배 물건 자체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실제 전문가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국제적인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센터(CDC), 프린스턴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등의 공동 연구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택배상자나 포장재로 많이 쓰이는 골판지 표면에서 약 24시간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미뤄볼 때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택배상자에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침방울) 등을 묻혔다고 해도 소비자에 배송되는 24시간 후에는 사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택배상자에 감염자의 비말이 묻어있을 가능성이 있겠지만, 택배상자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확률은 굉장히 낮아서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손을 깨끗이 씻고 가능한 택배기사와의 직접 대면 접촉을 피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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