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만에 2.3%p 대폭하향
현실화땐 98년후 첫 역성장
내년성장률 기저효과 반영
기존 2.4%서 3.2%로 상향
[디지털타임스 이미정 기자] 한국은행이 28일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최악의 경우 -1.8%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한은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은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의 -1.6%(2009년 성장률 예상)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상반기 성장률은 -0.5%, 하반기 성장률은 0.1%로 추정했다.
지난 3월 올해 예상 성장률을 2.3%에서 2.1%로 한 차례 낮춘데 이어 2개월 만에 2.3%포인트라는 대폭 하향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한은의 전망이 현실화되면 1953년 한은이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편제한 1980년(-1.6%), 1998년(-5.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이 2차 오일쇼크, 외환위기 때 만큼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예상하는 -0.2% 성장률도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진자 수가 2분기에 정점에 이르고 하반기 안정된다는 가정 아래 상계한 결과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감소폭은 -1.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코로나19 사태가 기본 가정보다 더 빨리 진정되는 낙관적 상황에서는 올해 플러스 성장(0.5%)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가 2분기 중에 정점에 이르고, 국내에서도 대규모 재확산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아래 올해 성장률은 -0.2%로 예상됐다"며 "보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을 소폭의 플러스로 볼 수 있고,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저효과를 고려해 기존 2.4%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3%에서 1.1%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숫자만 보면 높은 수준이지만 빠른 속도 회복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다만 2분기를 정점으로 3분기부터는 완만하게 개선되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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