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저해지 보험 환급률 낮추고 보험료는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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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해지 보험 환급률 낮추고 보험료는 내린다

강민성 기자   kms@
입력 2020-06-29 18:56

금융위·금감원 '구조개선 TF'
저축성보험처럼 판매 관행 제동
보험사, 보장성 강화 더 부각할듯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환급형 보험 상품의 환급률을 낮추는 대신 보험료를 인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높은 환급률을 내세워 저축성보험으로 둔갑해 판매해 온 관행을 막는 동시에 소비자가 만기까지 무·저해지상품을 보유할 경우 보험사가 직면할 위험까지 계산한 조치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무·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 구조개선 TF' 논의를 통해 무해지상품과 환급금이 50%미만인 저해지상품의 환급률을 일반 보장성상품 수준과 유사한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현재 당국은 무해지·저해지 상품 판매에 제한을 두고 있는데 환급률이 기본 보장성보험과 같은 수준으로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해당 상품의 판매유인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저해지상품은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을 말한다. 종신보험이나 암보험의 경우 기본 종신보험 대비 25%정도 저렴하게 계약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았다. 특히 지난해 무·저해지 보험상품 신계약은 1분기에만 1000건이 넘을 정도였다.



지난해 출시한 대부분의 보장성상품이 표준형 계약상품과 무해지환급형 상품을 동시에 출시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보편적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무·저해지 환급형상품 판매에 제동을 걸면서 보험사들은 보장성 상품 영업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보험사들은 앞으로 고객들에게 향후 높은 환급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혜택보다 보험료가 낮는 대신 보장성을 더 강화했다는 점을 더 부각시켜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위와 금감원이 조직한 보험상품 구조개선 TF는 환급률 조정안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무·저해지 환급형 상품의 환급률을 감독규정 개정사항에 빨리 반영하려는 이유는 무해지상품의 해지율이 당초 보험사의 계획보다 낮을 경우에 오는 리스크를 우려해서다. 현재 보험사들은 연 3~4%의 해지율을 가정해 보험료를 산정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예상과 달리 이보다 낮은 연 1%대로 해지한다면 보험사들은 만기에 늘어난 환급금을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무·저해지 환급형 상품은 2015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이 처음 출시했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손보사들이 출시했다. 약 3년간 초회보험료를 기준으로 4000억원이 넘는 계약이 발생하면서 보험사들은 수입보험료가 늘어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납입한 금액이 많아져 해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측정한 해지율 통계가 아직까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3~4년간의 무·저해지 가입·해지율 통계 만으로는 불안요인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내보험사들이 측정한 해지율은 미국, 캐나다, 일본사례를 참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향후 소비자들이 경제적 사정으로 중도 해지할 경우에 오는 소비자민원도 고려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월 8만원의 보험료를 10년 이상 납입할 경우 누적으로 1000만원 가까이 보험료를 냈다고 볼 수 있는데 장기간 보험료를 납부한 고객들은 중도 환급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해약을 해야한다면 당국에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종신보험을 무해지환급형으로 가져갈 경우 20~25% 저렴했지만 앞으로는 환급률이 낮아지는 대신 보험료가 줄어들게 된다"면서 "환급률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하지 못하는 만큼 저축성이 아닌 보장성을 중심으로 보장이 세팅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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