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코리아펀드는 되레 30% 선방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전작의 흥행을 잇겠다며 야심차게 출시된 후속 '소부장펀드'의 인기가 시들하다. 소재 부품 장비 관련 세제 혜택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정책 기대감에 지난 2월 설정된 이른바 애국펀드 4총사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2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설정된 4개 소부장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6.0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19.72%)과 큰 수준 벌어지는 수익률이다. 전체 중소형주식형펀드 평균(31.07%)과 비교하면 더 큰 폭으로 벌어진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로 입소문을 타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락장에서 선방한 '필승코리아펀드'가 같은 기간 30%대 견조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그나마 NH-Amundi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30' 펀드가 채권혼합형 전략을 담은 덕분에 3개월 9.79% 성과가 났지만 환매부터 결정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 1개월간 환매로 빠져나간 자금만 49억원에 달한다. 현재 이 펀드의 설정액은 100억원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 필승코리아30(채권혼합)을 제외한 이들 나머지 3개 펀드는 사모투자재간접유형으로 지난해 10월 금융투자협회 제안으로 자산운용업계TF 논의를 거쳐 출시한 공모 신상품이다.
3개 공모펀드 운용사는 8개의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편입하고 각 사모펀드는 상장·비상장,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주식, 메자닌 등에 펀드재산의 50% 이상을 분산투자하게 된다.
사모펀드 위탁운용사는 KTB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디에스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지브이에이자산운용 등 6곳이다.
소부장 펀드가 출시됐던 올 초만 해도 악재로 침체된 펀드시장의 구원수가 돼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투자 성과의 발목을 잡은 건 코로나다. 공교롭게도 이들 펀드의 출시 시점과 코로나19 공포에 따른 증시 조정 시기가 겹친 탓이다. 3개 펀드 출시일은 모두 2월3일로 2월 말은 코로나19 폭풍이 거세진 시기기도 하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는 세계 증시를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전작만큼은 아니더라도 소부장펀드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소부장 관련 정부의 국산화 기조가 단단해진 만큼 관련주 실적 개선도 엿보이고 있어서다.
관제펀드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공모펀드 중 드물게 손실보전이 30%까지 된다는 점은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모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사모운용사와 한국성장금융이 사모펀드별로 약 32.4%의 손실을 우선 부담하게 되는 구조여서 공모 투자자의 투자 안정성을 크게 높인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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