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코로나 뚫었지만 檢발목 잡힌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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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코로나 뚫었지만 檢발목 잡힌 삼성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20-07-09 19:08

박정일 산업부 기자


박정일 산업부 기자
"마치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이에게 양성이 나올 때까지 검사를 계속하자는 꼴입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9일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가 나온 지 열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검찰 수사팀이 결론을 내놓지 않으면서 삼성 경영진의 긴장감과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그 사이 삼성전자는 반도체로 코로나19 사태를 정면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내부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여전히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한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건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입소문이 나오고 있다.

검찰 입장에서는 비록 내부 문제로 어수선하지만 1년 8개월 이상 수사에 공을 들인 만큼 쉽게 포기할 순 없는 사안이어서 결정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사심의위라는 진단키트로 기소여부에 대해 분명히 음성판정을 받았는데도 자가격리를 해제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검찰이 시간을 끄는 사이에 일부 여당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은 이 부회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 직후 "검찰은 지난 1년 7개월 동안 방대하게 수사해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로 결론 내렸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심의위에는 법조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구다. 과학적인 코로나 진단키트처럼 분명한 법적인 전문지식을 가지고 나온 판단이다. 실제로 심의위에서도 위원 중 상당수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검찰이 결정을 주저하고 기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에 대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국제 경기의 변동성이 극심한 심한 상황이다. 경영의 방향타를 잡은 총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다. 당장 삼성은 애플 등 국제적 경쟁사들과 달리 지난 2016년 11월 하만 인수 이래 그렇다할 투자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진영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그룹 총수로서 이 부회장은 신사업 투자, 지배구조 개선 등 과제를 안고 있다"며 "애플이 전력을 다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하고만 싸운다면 삼성은 사법 리스크라는 핸디를 가지고 글로벌 리스크를 맞서야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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