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인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기고] 승강기산업 힘 합쳐 재도약 할 때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7/2020071002102369058001[1].jpg?var=3334 "[기고] 승강기산업 힘 합쳐 재도약 할 때다")
어느 새 올해가 국내 승강기 산업은 11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1910년 조선은행 본점 내부에 화폐운반용 수압식 승강기와 식당용 수동식 승강기가 설치돼 장안에 화제가 됐다. 이어 1924년 조선호텔에 최초의 직접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승객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고, 1945년 국내 첫 승강기 회사인 서울승강기공업사가 설립되면서 우리나라 승강기 산업이 본격화 됐다. 그 뒤로도 국내 승강기 산업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한민족 특유의 불굴의 정신을 앞세워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현재 생산대수 72만대, 신규 설치대수 세계 3위, 운행대수 세계 8위라는 기록을 세우며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대 시장을 자랑하는 승강기 강국이란 위상을 가지게 됐다.
안정성 면에서도 국내 승강기 제조나 부품 관련 사고는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1% 수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국내 승강기 사고율 또한 낮아 관련 산업 기술력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최근에는 그동안의 1차 산업 또는 굴뚝산업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사물 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스마트기기와 연동된 엘리베이터, 서비스로봇 등과의 커넥티비티(Connectivety), 보안 및 안전, 인공지능 시스템 등 최고의 안전과 승객 편의성을 강화한 혁신적인 차세대 승강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겉모습과 달리 국내 승강기 시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 후 빠르게 진행된 산업공동화와 산업기반취약이 이어져 현재까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건비 상승, 전문 인력 고령화 및 업종 기피 현상과 같은 악재로 인해 국내 시장의 승강기와 승강기 부품들은 대부분 중국 등 저가의 외국산으로 교체되었고, 특히, 에스컬레이터는 전량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려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산업 등 국내 모든 산업이 위축되면서 국내 승강기 시장의 신규설치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나타내며 올해도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2017년 4월 공식 개장한 지상 123층, 지하 6층, 높이 555m의 롯데월드타워와 같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각 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100층을 넘어서는 초고층 빌딩이 세워지고 일반 지방 도시들 역시 지금보다 건물들이 더욱 높아지면서 안전성이 확보된 최첨단 승강기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4차 산업을 접목시킨 승강기 제조를 비롯해 유지·보수 등 각 분야별 시장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승강기 업계 역시 국내·외 시장 강화를 위해 대·중·소기업의 상생 및 동반성장, 제도개선, 안전강화 등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특히, 승강기 제조, 설치, 유지보수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 대한 승강기 업계와 연구기관의 기술개발 및 승강기 대학 등을 통한 고급인력 양성, 그리고 정부의 지원 등 관·산·학·연이 힘을 합친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소홀했던 각 분야별 대·중·소기업 사이의 협업강화로 양극화를 해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소통과 동반성장도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표출되었던 것처럼 작업환경 개선 등 다양한 제도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어떠한 산업에서도 영원한 일등기업은 없다. 하지만 같은 산업에 종사하는 각 기업들이 상생과 협력을 이어간다면 무한한 힘을 가지게 된다. 국내 승강기 업계 역시 대·중·소기업이 상생의 길을 걷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다면 최고의 안전성이 확보된 최첨단 승강기로 국내 업체들의 세계시장 장악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바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승강기 협회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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