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박 시장은 "세계가 혼란스럽고 방황할 때 저희는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가면 새로운 산업화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이후를 내다보는 대대적 친환경 정책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9일 오전 박 시장은 이미 공지했던 일정까지 모두 취소하고 잠적했으며, 오후에 딸의 실종 신고를 받고 북악산 일대 수색에 나선 경찰에 의해 10일 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1년 10·26 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진출했다.
그동안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시민활동가·인권변호사라는 경력을 바탕으로 서울시정의 틀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시장은 현직 시장으로서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도전을 받은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에서는 수성에 성공하며 재선 서울시장이 됐다. 재선 성공을 계기로 박 시장은 완연한 대권 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전격적으로 투명한 정보공개를 단행하는 등 결단력을 과시하며 쾌도난마의 행보를 보여 한동안 여러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8년 6월 14일에는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3선에 성공해 2022년 6월 30일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만약 임기를 모두 채웠더라면 그는 서울시장으로 11년 8개월여간, 일수로는 3900일간 재직하고 물러날 예정이었다.
올해 4·15 총선에서는 기동민, 박홍근 의원을 필두로 이른바 '박원순계'로 불리는 의원 10여명이 대거 원내에 진입하는 성과도 냈다.
그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이슈를 선도하며 독자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 강남 그린벨트 완화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 지도부와 각을 세웠다.
그는 지난 6일 민선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조용한 혁명을 일으켜 왔다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며 "(대통령직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 되고 싶어도 하게 되는 운명적인 직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앞으로 9개월간 서울시 행정은 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시장 권한을 대행하게 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10일 오전에 향후 계획 등을 포함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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