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
이재명(사진) 경기지사가 운명의 갈림길에서 생환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6일 '친형 강제입원'에 관여한 바 없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지사의 선고 공판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심에서 허위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형을 받고 당선 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 지사는 이로써 경기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원합의체는 "이 지사가 (지방선거 당시) 토론회에서 친형 강제입원 관련 발언을 한 것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과 의혹 제기에 해명하는 과정 중 선제적 답변에서 나온 것이다. 발언 중 일부는 의혹을 단순히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으로 평가할 수 있을 뿐 어떤 사실을 적극적으로, 일방적으로 알리려는 공표행위로 볼 수 없다"면서 "소극적 회피와 방어, 일부 부정확한 표현을 한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전체 발언을 허위사실로 판단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소수 의견(5명)으로는 이 지사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보건소장 등에게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도록 지시하고 독촉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이를 숨기고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만 발언한 것은 전체적으로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는 반대가 있었으나 다수 의견(7명)은 "(토론회 이후) 사후적 분석과 추론을 통해 이를 허위사실로 평가한다면 표현의 외연을 너무 확장해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해칠 수 있으니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에서 정한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이 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계속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함 만큼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누른다"며 "여러분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다짐한다. 오늘의 결과는 제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라는 여러분의 명령임을 잊지 않고, 제게 주어진 책임의 시간을 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TV토론회에서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관여한 사실을 부인해 허위사실 공표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1심에서는 "구체적인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지사의 모든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으나 원심에서는 "이 지사가 소극적으로 부인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일부 유죄를 인정해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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