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이재용-정의선, 21일 만날 듯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래경영 행보가 이번엔 자동차용 전장부품 사업으로 향했다.
자동차용 전장부품은 이 부회장이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등과 함께 4대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점찍은 사업으로, 삼성전자 계열은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미래 전기·자율주행차용 부품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자동차 전장용 MLCC(적층 세라믹 캐피시터) 전용 생산공장을 찾아간 배경으로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는 미래 신사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용 전장부품 사업은 이 부회장이 12년전부터 직접 현장을 발로 뛰며 각별히 챙겨온 대표 신사업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과거 20008년 보쉬와 함께 'SB리모티브'라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본격 진출할 당시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 엑소르(Exor)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지난 2016년 9조원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대표 대형 M&A(인수·합병) 중 하나인 하만 인수 역시 이 부회장이 주도했다.
이 부회장은 이 밖에도 지난 2011년부터 도요타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을 비롯해 BMW, 폭스바겐, GM(제너럴모터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사업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지난 2018년 경영복귀 직후 첫 해외 일정으로 유럽을 점찍고 자동차 전장사업 현황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같은 해 8월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선정했고, 최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미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르면 다음주 중 또 한번 만나 좀 더 구체적인 사업 협력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부회장이 찾아간 MLCC 역시 삼성이 반도체와 함께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차량용 전장 핵심 부품 중 하나로 꼽힌다. MLCC란 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는 초소형 부품이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으므로, MLCC가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것이다.
MLCC는 대부분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한다. 자동차의 경우 전장용 MLCC가 약 3000~1만5000개 가량 탑재되는데, 자동차의 전장화와 전기·자율주행차의 등장 등으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MLCC 시장은 현재 16조원 규모에서 2024년에는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MLCC 시장 가운데 전장용의 비중 역시 올해 29% 수준에서 2024년 약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21일 경 이 부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정 수석부회장과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전자, 자동차 국가대표 간 미래차 협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지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연간 전기차 판매 대수를 100만 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배터리와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강자인 삼성과의 협업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 역시 자동차용 전장사업, 특히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배터리 시장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올 4월 말 기준 5위를 차지하는 중이고, 현대·기아차는 5월 말 기준 전기차(PHEV 포함) 6·7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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