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산업 전반적으로 침체
우량 기업 인수 좋은 기회"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자동차용 전장부품 사업 현장을 챙기면서 업계에서는 수년 전 접었던 차 부품 관련 대형 M&A(인수·합병)를 재추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네티마렐리의 사업 일부 또는 전부 인수를 검토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사인 엑소르(Exor)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었던 때인 만큼 상당히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점쳐졌다.
실제로 당시 블룸버그통신 등 일부 외신이 3조원이 넘는 인수 예상가격까지 보도했던 만큼, 상당히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M&A 소식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최근 들어 미래 신사업 창출에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또 다시 초대형 M&A를 성사시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자동차용 전장부품 시장은 연 평균 5.4%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자율주행차 관련 부품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신사업인 만큼 이 부회장의 전략적인 '신의 한 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로 이 부회장 역시 지난 2018년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18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을 당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전장사업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점찍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7년 글로벌 1위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후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한 데 이어 자동차용 센서 반도체, 디지털 콕핏 등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관련 부품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기의 MLCC 등 부품,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등 사실상 차량용 전장부품 전반을 패키지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체인만 구축한다면 삼성의 자동차용 전장 사업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하만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여기에 소프트웨어나 기계적 부품 역량까지 확보한다면 사실상 종합 자동차 부품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부품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우량 부품사를 인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며 "수년 째 발목을 잡고 있는 사법 리스크에서만 해방된다면 하만에 이은 또 한번의 대형 M&A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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