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연구원장 모인자리 "한국 3년간 무엇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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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연구원장 모인자리 "한국 3년간 무엇 할 수 있나"

이준기 기자   bongchu@
입력 2020-07-16 18:47

박필호 前 천문연구원장 일화
"연임 없는 나라 한국이 유일"


박필호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은 천문대장 임기가 왜 그렇게 짧나? 거의 3년마다 바뀌는 것 같은데, 그 짧은 기간 동안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
지난 2011년부터 3년 간 한국천문연구원장을 지냈던 박필호(사진)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원장 시절 겪은 일을 소개하며 16일 디지털타임스 기자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원장 시절 동아시아 지역 천문학 발전과 협력을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4개국 천문대장(우리의 천문연구원장에 해당)이 매년 모이는 자리에 가면 연임 없이 임기를 마친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정도"라며 "한국 천문대장만 3년 마다 바뀐다는 얘기를 듣곤 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중국 천문대장의 임기는 5+5년, 일본 4+4년, 대만 3+3년인 반면, 한국 3+3년이다. 외형적으로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 운영방식을 들여다 보면 한국만 큰 차이를 보인다.


중국과 일본, 대만 등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연임이 보장되기 때문에 최소 6년에서 최대 10년의 임기를 수행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출연연 기관장이 연임한 사례는 극히 드물고 단임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우리나라 출연연과 같은 역할을 하는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기관장 임기는 제한이 없는 사실상 '종신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임 기간 동안 특별한 잘못이나 결격사유가 없는 한 평생 물러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주기적으로 엄격하고 까다로운 평가를 통해 재신임을 결정하고, 연구성과가 미흡할 경우에는 아예 연구소를 폐쇄한다.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 기관장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최대 10년 간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 AIST 역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사업 평가를 바탕으로 기관장 연임을 결정한다. 그는 "다른 나라 천문대장의 임기는 적어도 5년 이상은 되는 데, 왜 한국만 3년으로 짧은 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의아해 한다"며 "우리의 3년 임기는 국제적으로 볼 때 너무 짧아 대내외적으로 업무 연속성과 책임성 등에 있어서도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과거 효율성 위주의 단기성과 중심의 연구에서 벗어나 현재의 출연연은 효과성 위주의 중장기적 연구로 전환할 때인 만큼 이에 맞춰 출연연 연구사업 평가주기도 기존 3년에서 6년으로 늘렸다"면서 "3년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기관장의 연구 및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데 무리가 있어 기관장 임기 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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