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정 의원실 '사모펀드 정책토론회'
"사모운용사 처벌 강화, 판매사·수탁사 감시자 역할 강화"
"적격투자자 판매권유시 전문성 확인 바람직"
"수탁자에 책임 요구 무리, 수탁 자체 거부 부작용"
"판매사 역할은 감시보다 펀드 선택"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사모펀드의 금융당국 보고 의무를 강화한다, 사모펀드 사후규제를 강화하고 판매사에는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 vs. "판매사에 감시 역할을 맡기는 것은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획일적인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
잇따른 환매중단으로 시장의 신뢰를 저버린 사모펀드 시장을 놓고 금융당국과 시장 감시자, 시장 관계자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흔들리는 자본시장, 사모펀드의 난맥상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다.
김한정 의원은 "이번 사모펀드 사태는 건전성 규제나 상호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시장규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우리가 어떤 상황에 직면할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사모펀드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마련했다"고 정책토론회 개최 배경을 밝혔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펀드 사고의 원인을 ▲운용사의 도덕적 해이 ▲사모펀드 투자위험에 대한 투자자의 저조한 이해 ▲판매사의 과도한 수수료 수익 추구 ▲시장감시체계의 미흡으로 진단했다. 황 연구위원은 "사고발생 자산운용사에 대한 책임과 처벌 강화도 중요하지만 판매사에 사모펀드와 관련한 정보확인 의무를 상대적으로 강하게 부여함으로써 판매사들이 내부통제과정을 통해 사모펀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불완전판매의 위험성을 통제토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수탁회사나 사무관리회사가 받는 수수료를 높이고 정보확인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증받지 않은 삼류 운용사의 폰지사기와 같은 도덕적 해이도 문제지만 펀드자산 확인업무를 게을리한 예탁결제원의 무책임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판매사와 수탁사 중심의 정보확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집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적격투자자에 대한 판매권유 시에 전문투자자에 준하는 전문성 내지 위험감수 능력에 대한 확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2시간여의 토론회가 이어진 끝에 방청석에서 날선 질문이 쏟아졌다.
장철복 SC제일은행 상무는 "11개밖에 되지 않는 수탁회사는 경쟁입찰방식을 통한 가격경쟁에서 사실상 1bp(1bp=0.01%포인트)라는 적은 보수를 받고서 대규모 수탁을 대행하는 을 중의 을"이라면서 "갑에 대한 감시 책무까지 주어지면 수탁 자체를 거부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장 상무는 판매사의 역할은 운용사 감시보다는 운용사에 대한 사전 검증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본부장도 "최근 소규모 자산운용사는 수탁은행을 구할 수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펀드 시장 생태계에 대한 고려없는 일방적 대책에 불만을 표시했다.
송영준 보고펀드자산운용 전무(준법감시인)은 "판매사의 운용사 감시 기능은 공모펀드에서도 작동되지 않는다"면서 "소형 운용사에 한해 선진 자본시장처럼 전문화된 준법감시업체를 아웃소싱할 수 있게 하나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방법"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조한용 삼성증권 강북금융센터장은 "앞으로 나올 대책이 투자자 보호라는 획일적인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 사모펀드 육성이라는 큰 틀을 깨지 않는 수준이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9월 말까지 진행될 사모펀드 전수점검을 통해 운용업계의 자정노력을 유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봉호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운용사와 판매사, 수탁사, 사무관리회사 등 자산운용 관련 4개 주체가 공동 참여하는 형식으로 9월 말까지 진행하고 2023년까지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적인 보완사항이 있을 경우 적극 제도 개선을 이뤄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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