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칼럼] 적시적소 공급이 부동산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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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칼럼] 적시적소 공급이 부동산 해법이다

   
입력 2020-07-22 19:16

권혁세 단국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前금융감독원장


[권혁세 칼럼] 적시적소 공급이 부동산 해법이다
권혁세 단국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前금융감독원장
집값 상승을 막기위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갈수록 강도가 세지고 있어 마치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투기와의 전쟁을 연상시킨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갈수록 세지는 이유는 규제 위주의 대책이 시장에서 약발이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부 출범 후 지난 3여년간 22 차례나 부동산 대책이 있었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았다면 그동안의 처방에 문제가 없었는지 한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서도 큰 틀의 궤도 수정은 없었다. 오히려 세금 폭탄이라 할 만큼 규제 강도가 역대급으로 강화됐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로 퇴로까지 막는 강공책 일변도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치솟는 집값과 전세값 하향 안정에 있다면 그동안 집값과 전세값 상승을 유발해 온 요인들을 찾아내 그에 맞는 정밀한 대책을 추진함이 바람직하다. 그래야만 대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예를 들어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나 1주택 실소유자나 세입자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 양산을 막을 수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집값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요인은 인구, 금리 및 유동성, 경기 상황이다. 인구 유입이 많은 서울 등 수도권은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집값 상승 요인이 항상 잠재되어 있다.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은 집값 상승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쳐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정부와 통화당국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실물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집값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미시적 요인은 주로 주거적 요인이다. 교통과 교육여건이 좋은 곳, 백화점·공원 등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인지 상정이다. 서울 강남 집값이 비싼 것도 이런 이유다. 새 집에 대한 선호도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다. 최근 분양되는 집들은 외관이나 기능 면에서 20년 이상된 노후 주택과 차원이 다르다.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좋은 주거 환경과 새 집을 원하지만 아직 새 집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희소성으로 인한 병목 현상으로 새 집이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국민들이 살고 싶은 곳에 신규 주택 공급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국민의 주거 복지 증진 방향에 역행하고 시장 원리를 거슬러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들을 보면 수요와 공급 요인을 분석한 맞춤형 대책이라기 보다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강화를 주축으로한 투기 억제에 치우친 대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기 억제 위주의 부동산 대책은 마치 두더지 때려 잡기 게임처럼 한 곳을 때리면 다른 곳으로 튀는 등 종국적으로 집값도 못잡으면서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시킬 우려가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도 종부세·양도세 강화 위주의 부동산 대책을 수차례 추진했지만 집값을 잡지 못하다가 LTV, DTI 도입과 같은 유동성 규제 도입 이후 집값이 잡혔다.코로나 사태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과잉 유동성과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기 억제 대책만으로 집값 상승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수요가 몰리는 곳에 주택 공급을 늘리고 돈의 물꼬를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이나 생산적 분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을 보면 수요가 몰리는 곳에 주택 공급 확대가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다. 수요가 몰리는 서울 주요 지역에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강화를 통해 공급을 억제하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수도권 외곽에 신도시 건설을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해왔다.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강남 등 서울 지역에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 폭탄을 쏟아 붓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규제 완화 시 발생할 수 있는 개발 이익은 철저히 환수해 서민 임대 주택이나 공공주택 건설 재원에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최근 집권 여당과 정부에서도 수요가 몰리는 곳에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교통, 교육 등 인프라 여건이 취약한 곳부터 우선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인구 분산을 유도해 주택 수요 쏠림 현상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정책처럼 돈의 물꼬를 부동산에서 미래의 생산 분야로 유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울러 주식 양도차익 과세대상 확대도 방향은 맞지만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된 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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