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5151억중 2%밖에 안남아
파악 자산도 부풀려졌을 가능성
펀드 자금, 펀드 돌려막기 정황도
"100% 배상안 단정못해" 선그어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개인들에게 판매한 총 46개 펀드, 총 5151억원 설정액 가운데 잔여액은 2%에도 채 못미치는 83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의 98%가 비상장기업 사모사채로 흘러들어 간데다 자산 실재 여부 파악 전 회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어서 빈손에 그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상품이라 소개했던 것과 달리 단 한 차례도 매출채권에 투자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현재까지 파악한 자산 역시 위법행위 혐의자가 제출한 자료라는 점에서 금액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휴짓종이 된 5000억 단위 옵티머스펀드= 금감원에 따르면 46개 펀드 편입자산은 약 5235억원으로 편입자산의 98%인 5109억원이 비상장기업 사모사채로 구성됐다. 씨피엔에스(2052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 4개사가 발행한 사모사채였다.
이들 업체 대표를 맡고 있는 것은 모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모(45·구속기소)씨다.
김동회 금감원 부원장보는 "4개사는 펀드 자금을 자사 명의로 각종 자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관계사에 이체하는 단순 도관체(투자나 금융 매개체 역할 회사)였다"며 "자금은 약 60여개 투자처에 3000억원 내외로 흘러 들어갔으나 정확한 규모 등은 자산실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 확인은 일러야 9월 중순께 확인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현재 자산실사에 약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은 약 120억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83억2000만원만 예금액이다. 42억4000만원은 비상장주식이어서 이 또한 회수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펀드 자금은 이미 발행한 사모사채를 차환 매입하는 펀드 돌려막기에 이용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는 수차례의 이체를 거쳐 김재현(50·구속기소) 대표 개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입금됐다는 점도 확인됐으며 그는 이 자금을 주식, 선물 옵션 매매 등에 이용했다.
금감원은 펀드 자금 횡령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하며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옵티머스운용이 별도로 임대한 사무실 및 인근 창고 등에 주요 임직원의 PC와 자료를 은폐하고 허위로 작성한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를 제출하는 등 검사 업무 방해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예탁원·하나銀 현장검사 끝…NH證, 상품 합리적으로 들였는지 검사"=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과 수탁회사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끝낸 금감원은 현재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만 남겨두고 있다. 금감원은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는 NH투자증권 검사에서는 본사 차원에서 상품을 들여올 때 합리적 의심 없이 들여왔는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며 "고객의 경우 불완전판매 매뉴얼에 따라 서류나 녹취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한 총 982명의 개인투자자 가운데 884명이 NH투자증권을 통했다.
앞서 병행된 예탁결제원 현장검사에서는 펀드회계 시스템에서 옵티머스 펀드의 편입 자산 정보를 실제 운용 정보와 다르게 생성했는지가 주요 점검 항목이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일부 펀드의 신탁계약서상 투자대상 자산이 공공기관 매출 채권으로 기재됐는데도 옵티머스 운용 지시에 따라 사모사채를 매수했는지 등을 살폈다.
옵티머스운용에 대한 제재조치는 펀드 이관 후 진행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가교운용사 설립보다 계열운용사로 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김동회 부원장보는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모자펀드의 관계와 여러 판매사가 같은 펀드를 파는 등 얽히고 복잡한 면이 있었지만 옵티머스는 판매사별로 다른 펀드라는 명확한 wa이 있다"며 "판매사 계열사로의 이관뿐 아니라 가교운용사 설립 등 여러 가지 사항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라임운용과 같은 100% 배상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철웅 분쟁조정2국장은 "아직 확정되거나 단정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100% 배상을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분쟁조정을 위해 예비조사에는 착수했고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난 뒤 분쟁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 옵티머스 선보상 결정은 보류= 이날 이사회를 열어 옵티머스펀드 투자자에 대한 투자금 선지급 여부와 비율을 논의한 NH투자증권은 관련 고민을 더 이어가기로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인 경영관점에서 좀 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판단해 보류했다"며 "조만간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옵티머스펀드를 두 번째로 많이 판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원금의 70% 선지급안을 내놓으면서 NH투자증권도 선지급 규모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전체 5151억원 규모의 옵티머스펀드 총 설정액 가운데 약 84%인 4327억원 규모를 팔았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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