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패싱` 밀어붙이기 고착화… "더 나은 정책없인 계속 끌려다닐것"

김미경기자 ┗ 권력분산형 혁신안 내놨지만 정의당 내서도 "허울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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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패싱` 밀어붙이기 고착화… "더 나은 정책없인 계속 끌려다닐것"

김미경 기자   the13ook@
입력 2020-07-30 18:55

국회 원구성부터 임대차3법까지
다수결 악용한 민주주의 훼손
"통합, 섣부른 장외투쟁은 손해
차라리 의원직 총사퇴 배수진을"





더불어민주당이 브레이크 없는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21대 국회를 단독 의장선출로 문을 연 민주당이 임대차 3법(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과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취득세 등 부동산 대책 법안까지 혼자 만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부동산 대책의 시의성과 시급성 등을 명분으로 삼고 있으나, 수적 우세만 고려한 독단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본회의를 열기 전 의원총회를 열고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부동산 입법은 속도가 생명"이라며 "심리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시장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 7월 국회에서 입법을 완료하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11월이나 돼야 입법처리가 가능하다"며 "그 때는 너무 늦어서 부동산 혼란을 통제할 수가 없게 된다. 투기세력의 교란행위, 다른 한 편에서는 야당의 발목잡기와 씨름해야 하는 민주당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월 휴가철과 9월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는 법안심사를 하기가 어려우니 지금이 부동산 대책 입법을 할 적기라는 뜻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주장한 '속도'의 당위성은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행한 '절차'의 당위성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지난 28~29일 국토교통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열고 부동산 거래 신고법 개정안과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부동산 관련 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때 상임위에 상정된 법안은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었고,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의원들이 발의한 같은 법안은 배제됐다. 민주당 입맛에 맞는 법안만 골라 상정을 한 것이다. 종부세법 개정안의 경우 현재 총 14건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태영호·배현진·유경준·추경호 의원 등 통합당 의원들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있으나 기재위에는 민주당 간사인 고용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만 상정됐다. 법사위도 비슷하다. 주택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은 총 20건이 발의돼 있으나 백혜련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 5건과 정부안만 법사위에 상정돼 대안반영 됐다. 민주당은 또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두 전체회의 심사만으로 법안을 처리했다. 국회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통상 법안 선입·선출, 소위 전원합의 의결 등을 지켜온 국회 관례와는 맞지 않는다. 민주당은 소위 전원합의 등이 법안 발목잡기에 악용되고 있다며 관례가 아닌 폐기해야 할 적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불과 보름 전인 지난 14일 김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서명한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문에는 상임위별 법안심사소위를 구성하고, 소위 안건처리는 합의처리를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사실상 원내대표의 합의문도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민주당의 단독 행동은 부동산 법안이 전부가 아니다. 민주당은 176석을 등에 업고 국회 의장·부의장 선출, 상임위원장 18석 선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등을 통합당 등 야당을 배제하고 처리했다.

민주당의 거침없는 행보에 통합당뿐만 아니라 정의당, 국민의당 등 소수야당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의총을 갖고 "조금 전 김 원내대표를 만났는데 부동산법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8월 4일 임시국회가 끝나고 집값은 폭등하고 있으니 그 전에 뭐라도 안 할 수가 없어서 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면서 "하더라도 제대로 하면 다행인데 벌써 임대차 3법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고, 소급 적용해서 헌법 원리도 깨뜨린 채 혼란만 가중하는 일들을 눈도 깜짝하지 않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장외투쟁 등의 방식도 고려하고 있으나 수적 열세 외에도 18석 상임위원장을 모두 내준 터라 무력감을 절감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민주당에 "오로지 정부안 통과 만을 목적으로 한 전형적인 통법부"라고 쓴 소리를 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부동산 관련 법안의 절박성과 시급성을 고려해서 미흡한 정부 안임에도 불구하고 입법 절차에 협조했다"며 "통합당의 발목잡기 행태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입법과정은 매우 무리였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구체적으로 "입법과정은 법안 처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론화 과정이기도 한데 요식적인 토론으로 사실상의 심의 과정이 생략됐다. 또, 다른 의원들의 관련 법안들은 배제하고 오로지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 골라 다뤘다"며 "이런 일이 앞으로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집권 여당의 부동산 관련 법안 처리 과정을 보면 이미 의회 민주주의는 죽은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며 "오만함에 가득 차 있는 집권 여당으로 인해 민의를 반영한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정당성은 없어지고 다수 독재의 논리만 남게 됐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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