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다한증, 놔두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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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다한증, 놔두면 위험하다

   
입력 2020-07-30 18:55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덥고 습한 날이 계속되면서 평소 건강을 자부하던 사람들도 기력이 떨어져 상담을 받으러 한의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진찰을 하고 나서 한약 복용을 권하면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 한약을 복용하면 땀으로 약효가 빠져 나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땀으로 빠져 나가는 것은 몸의 노폐물이지 약의 성분이 빠져 나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라고 답해주면 수긍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땀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데, 만약 땀이 나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가 초래된다. 땀은 체온을 유지하는 일종의 자동제어 장치로서, 체온이 적정선 이상 올라가면 땀을 배출해 열을 외부로 발산하게 된다. 또 땀으로 몸의 노폐물을 배설시킨다.
땀의 분비는 자율신경계나 호르몬의 자극, 외부의 온도, 운동량, 음식물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피부에 늘 적당한 양의 땀이 분비되고 있어야 건강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은 하루에 약 0.4ℓ, 일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0.6ℓ정도의 땀을 흘리고, 야외노동이나 스포츠 등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이보다 더 많이 흘린다. 이 기준을 벗어나 땀이 지나치게 많이, 또 한 곳에 몰려서 집중적으로 난다면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기온이나 신체활동에 관계 없이 생기는 다한증으로, 자율신경의 불균형이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 결핵, 당뇨병, 체력 저하에 의한 경우가 많다.

다한증은 크게 온몸에 땀을 많이 흘리는 '전신 다한증'과 특정 부위에서만 땀이 나는 '국소 다한증'으로 나누며 '국소 다한증'은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따라 수족 다한증, 안면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으로 나눈다. 한방에서 다한증은 땀이 흐르는 상태와 부위에 따라 원인이 다르고 치료 원칙도 달라진다. 머리에서 땀이 나는 것은 한의학적으로 정상으로 본다. 머리는 '제양지부'(諸陽之部), 즉 모든 양의 기운이 모이는 곳이므로 땀이 흐르는 것이 정상이다. 체온 조절을 위한 정상적인 땀은 주로 상체에서 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허리 이하에서 흐르는 땀이나 특정 부위에서만 유독 많이 나는 땀은 병적으로 본다. 허리 이하에서 흐르는 땀은 음한(陰汗)이라 하여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나쁘거나 성생활이 지나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밥 먹을 때만 얼굴에 땀이 흐르는 경우는 위장에 열이 있다는 증거다. 사타구니에서 나는 식은땀은 신장 기능이 허약해진 것으로 정력 감퇴의 지표가 된다. 또 음낭에 땀이 정상보다 많이 차는 낭습증(囊濕症)은 신장의 양기 부족 때문이다.


손이나 발바닥에 유달리 땀이 많은 것은 지나친 긴장형 성격이 많다. 특히 발바닥이 뜨거워 이불을 덥지 못하고 땀이 난다면 신장의 과다한 열기를 꺼주어야 한다. 어린이들이 유달리 많은 땀을 흘리는 것은 양기가 왕성한 탓으로 이것은 병이 아니다. 성장에너지가 충만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러 땀을 멈추려고 찬 성질의 한약을 쓸 필요는 없다.



땀이 많이 나면 그 자체로도 불편하지만, 2차적으로 세균의 기생, 번식, 분해가 왕성하게 진행돼 피부의 가려움, 발냄새, 액취증 등을 일으킨다. 흔히 손과 발의 고질적인 무좀, 습진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요즘 땀이 심하게 나서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고질적인 겨드랑이 암내 때문에 하는 수술이라면 몰라도, 손이나 얼굴의 과도한 땀 때문에 수술을 받는다면 얼굴이나 머리 가슴 엉덩이 쪽으로 땀이 보상적으로 많이 나므로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한의학에서 다한증 치료는 기(氣)가 허(虛)하여 땀이 많이 나는 병증에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과 옥병풍산(玉屛風散)을 투여하고, 도한(잠자는 사이 자기도 모르게 땀을 많이 흘리지만 깨어나면 즉시 그치는 증상)과 손 및 발바닥 중심에 열이 남과 동시에 긴장하면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에는 당귀육황탕(當歸六黃湯)이나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을 처방하여 치료한다.

일반적으로 땀이 많이 난다고 하면 황기라는 한약재를 끓여 먹는 경우가 많다. 황기는 자한증(저절로 땀이 많이 나는 병증)을 치료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특정 부위만 땀이 난다면 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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