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공급까지 최장 3년 소요
시장 안정화시키기엔 한계"
<연합뉴스>
10만 공급대책… 집값 잡힐까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4일 발표된 정부의 공급 대책으로 서울 집값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공급 물량이 공공임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실제 공급까지도 2∼3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알앤씨연구소 소장은 "공급 물량의 상당수가 공공임대와 분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집값 상승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한계가 있고 집값 안정화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 소장은 "분양전환이 되지 않는 공공임대는 사실상 내 집 마련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의 '패닉바잉'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소장은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사업이나 뉴타운 해제 지역, 태릉골프장, 서울의료원, 용산정비창 등지의 공급 추진과 관련해서는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기적 집값 안정 효과보다는 중장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의 공급은 비탄력적 성격으로 실입주로 이어지는 약 2~3년 뒤 시점에 공급효과 가시화(현실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다만 무주택 실수요자를 분양시장에 대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올해 상반기 비규제지역으로 확대되던 구매 수요로 크게 증가한 주택 매매 거래량이 다소 낮아지며 숨고르기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재건축 재개발 용적률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사업성이 없던 중층 재건축 단지들이나 재개발 지역들의 가치가 올라, 하반기 서울 집값이 반등할 여지가 높아졌다"며 "공급을 늘리려다 오히려 서울 집값만 더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 공급대책은 앞서 지난달 2일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긴급히 불러들여 공급 대책을 주문한 지 한달여만에 예상보다 많은 가구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시장에서 확보가 가능한 지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대책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공공 재건축 아파트를 50층까지 짓게 해주는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의 불허 방침에 막혔던 규제가 풀리는 것이라 강남구 압구정동과 송파구 잠실 등 한강변 중층 재건축 단지 주민들로썬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마냥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사업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을 시행에 참여시켜야한다.
또 공공재건축을 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고 추가로 확보한 주택의 절반이상을 떼어내 기부채납해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4대책을 발표하면서 용적률 증가에 따른 기대수익률 기준으로 90% 이상을 환수하겠다고도 밝혔다. 기존보다 단지를 높게, 크게 짓는 것은 가능해졌지만 과연 이를 통한 수익은 사실상 없는 셈이라 사업 추진시 조합간 갈등만 부추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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