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두자릿수 이상 감소세
코로나19가 상반기 벤처투자 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기회가 줄면서 벤처투자가 두자릿수 이상의 감소세를 기록했고, 벤처펀드 결성도 덩달아 줄어 모처럼 호황을 맞은 벤처투자 시장이 활력을 잃었다. 더욱이 코로나19 장기화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벤처투자시장은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상반기 벤처투자는 1조64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3%(3448억원) 큰 폭으로 줄었다.
1분기는 78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788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2분기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6% 크게 둔화되면서 상반기 투자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줬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부터 벤처캐피털 업계의 투자 대상기업 발굴이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업종별로는 소재·부품·장비 정책의 영향으로 ICT 제조(275억원), 전기·기계·장비(514억원), 화학·소재(151억원) 업종은 전년동기 대비 상반기 투자가 늘었다.
이에 반해 바이오·의료 업종(-1336억원), 영상·공연·음반(-972억원), 유통·서비스(-1075억원) 업종은 투자가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벤처투자가 한풀 꺾이면서 벤처펀드 결성도 뒷걸음쳤다.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1조13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2239억원) 줄었다.
정책금융을 통한 펀드는 39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4%(968억원) 늘어난 반면, 민간출자 펀드는 30.2%(3207억원) 감소한 7429억원에 그쳤다. 이는 민간 부문에서 특정금전신탁 등 개인출자와 금융기관 출자가 각각 2412억원, 1224억원 가량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VC업계는 1분기 투자 대상기업 발굴을 위한 대면접촉이 거의 없었지만, 2분기부터 정상적인 투자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2분기부터 재개된 VC업계의 투자처 발굴 활동은 통상 2∼3개월의 투자 시차를 두고 3분기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앞으로 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상반기에 모태펀드가 1조3000억원을 출자해 선정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자펀드가 속속 결성이 완료되고, 1조원 규모의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신규 조성을 통해 벤처투자시장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한편, 6월 말 기준 고용정보가 있는 3만4038개 벤처기업의 고용현황은 66만7699명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년 새 2만7319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나라 4대 대기업의 상시 근로자 수 69만 여명과 유사한 규모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벤처기업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반기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의 고용은 지난해 12월 말보다 2470명 늘어난 2만1953명에 달했다. 대면 기업의 평균 고용은 2.9명 증가했고, 비대면 기업은 이보다 더 많은 4.3명에 이르러 투자를 받은 비대면 기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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