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뉴노멀`의 미래를 묻다] "ICT·인문학 융합, 사회문제 해법… 사람 위한 기술개발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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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노멀`의 미래를 묻다] "ICT·인문학 융합, 사회문제 해법… 사람 위한 기술개발 집중해야"

안경애 기자   naturean@
입력 2020-08-10 19:01

사람간 물리적 거리 좁히고 정신적 결핍·쇼크부터 줄여야
AI도 융합에서 시작… 다양한 기술 결합해 신기술로 구현
R&D '사람과 문제'서 출발… 문제 대응 플랫폼 구축 목표


김연배 과기정통부·IITP 총괄PM 겸 ICT융합 PM.

(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



① 김연배 과기정통부·IITP 총괄PM 겸 ICT융합 PM
코로나19 충격은 ICT(정보통신기술)의 존재 가치를 '활용'에서 '생존'으로 끌어올렸다. 디지털 신기술은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 산업을 열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일, 사람 간의 소통을 지속하게 하는 필수 공공재가 됐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디지털 뉴딜'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도, 미래산업 발굴과 함께 우리가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가기 위한 관련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다. 소프트웨어, AI(인공지능), 6G 이동통신 등 국가 ICT R&D(연구개발) 전략을 주도하는 8명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PM(Program Manager)을 만나 디지털 기술이 열 'D-뉴노멀' 시대를 조망하는 기획 시리즈를 싣는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사람들의 생활패턴부터 가치관, 윤리관까지 바꿔 놓으면서 기술변화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달라지는 시대에는 기술과 인문사회학의 융합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ICT R&D와 인문사회학의 융합을 통해 사람을 위하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겠다."

김연배(사진) 과기정통부·IITP 총괄PM 겸 ICT융합 PM은 "먹고 살고 돈을 벌기 위한 기술도 필요하지만 당장 국민들이 겪는 문제 해결이 정말 중요해졌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커진 사람과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를 좁혀주고, 정신적 결핍과 쇼크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기정통부·IITP PM(민간전문가)은 통신, SW, AI, 보안 등 기술분야별로 국가 R&D 전략과 투자 로드맵을 기획하고 정부 정책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김연배 PM은 총괄PM으로 전 영역을 아우르면서 ICT융합 PM도 담당하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 R&D도 그가 맡는 중요한 주제다. 코로나19, 디지털 성범죄, 도시, 교통 등 복잡한 사회문제를 풀기 위해 ICT 전문가와 인문사회학자, 법학자,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문이나 특허보다 문제를 풀고 효과를 실증하는 리빙랩 방법론을 활용한다.

◇"5년 내다보고, 국가 ICT 융합기술 로드맵 완성" = 김 PM은 상반기 내내 국가가 5년을 내다보고 추진할 ICT 융합기술 로드맵을 만들었다. 그동안 여러 산업에 ICT를 입히는 ICT 응용 수준의 융합 R&D를 했다면, 새로운 틀과 기술분류체계를 만들어 융합 R&D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김 PM은 "ICT 융합기술 자체를 발전시키고 진화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융합을 하나의 기술군으로 분류해 체계적인 투자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ICT융합 기술은 △사람과 사회 중심 기술 △공간과 사물 중심 기술 △차세대 크로스 커팅 기술로 분류했다. 사람과 사회 중심 기술에는 사람의 능력을 높이는 증강기술, 사람의 경험을 풍부하게 해주는 감성기술, 인지과학 등이 포함된다. 발달한 기술을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쓰도록 해주는 지식 보편화 기술도 한 분야다.

공간과 사물 중심 기술은 인간과 사회를 둘러싼 공간과 기기, 사물을 지능화하고 인간 친화적으로 만드는 영역이다. 단순한 지능화가 아니라 사람을 잘 알고 그에 맞춰 작동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김 PM은 "사람의 일을 돕는 코봇(협동로봇)이 사람 손을 잡으면 지금 기술 수준으로는 사람 손이 부러진다. 조인트 부분의 유연성이 없고 강도 조절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로봇이 사람과 제대로 협력하려면 사람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부터 심리, 행동을 다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사람 통제 하에 주변 상황에 맞게 작동하는 초자동화 기술, 인간 친화적이고 인간의 능력을 높여주는 스마트 공간도 중요한 연구주제다.

◇융합 혁신기술 인큐베이팅 추진 = 차세대 크로스 커팅은 ICT를 다양한 기술을 결합해 진정한 의미의 퓨전을 만들어내는 시도다. 김 PM은 "양자컴퓨팅이나 AI도 다 융합에서 시작했다. 이 같은 새로운 기술을 '시딩'(Seeding)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신개념 디스플레이, 인쇄기법과 일렉트로닉스 기술을 결합해 신문 인쇄하듯이 찍어내는 프린터블 일렉트로닉스 등 신기술을 인큐베이팅해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풀기 힘든 복잡한 사회문제를 풀기 위해 융합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인을 위한 AI', 일본은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사회 구현을 위한 '소사이어티5.0'를 키워드로 집단지성을 활용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100개 도시를 새로 세우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사람 중심'을 핵심 철학으로 세웠다. 유럽도 사람과 사회를 들여다보는 R&D를 강화하고 있다.

◇"ICT·인문지식 결합해 코로나 이후 대비해야" = 코로나19가 가져올 변화도 김 PM이 주목하는 이슈다. 그동안 원격회의, 온라인교육 등 사람과 사람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노력에 집중했다면, 물리적 거리가 가져올 정신적 갭과 거리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일본인들은 동일본 대지진 쇼크 후 생활패턴부터 가치관, 윤리관까지 바뀌었다. 팬데믹은 사람들의 가치와 생각, 철학을 변화시키고, 이는 이후의 기술변화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변화를 잘 아는 인문사회학자들과 기술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코로나 이후 한국이 제대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살리려면 인문사회학과 기술 융합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융합기술로 사회문제를 풀기 위한 전담기관도 둘 필요가 있다는 게 김 PM의 생각이다. 사회문제 해결에는 융합기술이 동원돼야 하고 다양한 관점과 시각이 필요한 데다, 복잡한 제도와 법이 연계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트윈 통해 미래형 도시·양식·제조공장 구현 = 디지털 트윈도 융합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키워드다. 김 PM은 과기정통부, 행정안전부 등이 다부처 사업으로 추진하는 지하공동구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도 맡고 있다. 통신 케이블과 전력선, 상하수도, 가스관로 등이 거미줄같이 얽힌 지하공동구에 센서와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AI,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을 결합해 현장을 가지 않고도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에 대응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해양수산부와 과기정통부가 공동으로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미래형 양식기술을 개발하는 '아쿠아팜' 프로젝트도 기획해 예타작업이 진행중이다. 중기부와는 5G와 디지털 트윈을 근간으로 하는 스마트 제조공장 프로젝트를 기획해 예타를 받고 있다. 'n번방' 사건이 대표하는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 대응해, 범죄 피해자의 얼굴이 노출된 동영상을 자동으로 찾아서 지우는 AI 기반 기술 개발도 시작했다.

김 PM은 "앞으로의 기술은 지금보다 더 사람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 앞으로의 R&D는 사람이 드라이브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면서 "사람과 문제에서 출발하는 융합 R&D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김연배 PM은 = 브라질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다 상파울루대학에서 화학공학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도쿄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NHK 방송기술연구소에서 20년간 근무하며 AI를 연구했다. 2004년 삼성종기원으로 자리를 옮겨 13년간 AI 연구를 담당하다, 삼성전자 브라질연구소장, VD사업부 상무를 역임했다. 이후 고려대 AI연구소 전문위원, 한양대 지능정보기술연구센터장을 거쳐 2018년 9월부터 과기정통부·IITP PM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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