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효과
대규모 투자… 실적으로 돌아와
삼바·네이버 등 3위 경쟁도 치열
산업구조 세대교체 신호탄 전망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호조를 등에 업은 LG화학이 부동의 시가총액 2위인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만약 SK하이닉스를 뛰어넘을 경우 우리 경제의 미래 효자 산업으로 꼽히는 배터리 사업이 명실공히 반도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10일 기준 LG화학의 시총은 50조8264억으로 국내 기업 중 시총 5위를 기록 중이다. 이날 LG화학의 주가는 72만원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3.49% 하락하며 실적발표 후 일주일 넘게 이어진 상승세를 마감했다.
지난달 31일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깜짝 흑자'를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7일에는 LG화학의 주가가 직전 거래일 대비 9.71% 급등한 74만6000원을 기록하며 시총 3위까지 올랐다.
상승세가 멈추며 순위가 다소 밀려나기는 했지만, 당분간 비슷한 체급인 네이버(51조4965억원)·삼성바이오로직스(51조132억원)와 시총 3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LG화학이 시총 '부동의 2위'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를 제칠 수 있을지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시총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SK하이닉스로 반도체 기업들이 최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LG화학이 SK하이닉스의 시총을 따라잡는 것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 시작과 함께 LG화학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GM·폭스바겐·볼보 등 세계적인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둔 LG화학은 올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막대한 초기 투자로 수익을 내지 못했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지난 2분기 흑자를 냈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자동차 전지 부문에서 수율정상화와 고정비 절감 등 구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흑자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LG화학 측은 "전지사업본부 전체적으로 보면 3분기 매출은 유럽 전기차 신규 모델 출시, 원통형 전지 채용 전기차 판매량 증가, 소형 쪽의 IT기기 수요 확대 등으로 2분기 대비 25%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LG화학 목표주가를 올려잡기도 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60만원에서 84만3000원으로 높이며 "상향 조정된 전지부문 이익 확대로 인한 것"이라며 "전지부문에서는 EV 중심, 첨단소재 부문은 OLED, 하이니켈계 양극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외형 확대 및 이익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G화학 뿐만 아니라 국내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삼성SDI의 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 32조5600억원으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36조3235억원)를 추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도 올초 대비 25.5% 증가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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