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홍수 기반 구체적 결론 도출
과거 감사원 조사 재탕 될 우려도
<연합뉴스>
집중호우로 홍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4대강 효과'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관계부처는 4대강의 홍수 조절 효과에 대한 실증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가상 홍수를 가정해 계산했던 과거 조사와 달리 이번에는 이달 초 실제 홍수 당시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해 보다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으로 뚜렷하게 엇갈리는 사안인만큼 지난 2018년 감사원 조사 결과 '재탕'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환경부는 12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실증·분석할 기회"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민간 전문가와 함께 실증적인 평가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물 관리 전담 부처인 환경부와 4대강 시설물 관리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합동으로 조사단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4대강 효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8년에 이미 이뤄졌었다. 2014년 민관 합동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4대강 본류(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주변에서는 홍수 위험이 낮아졌다. 본류 주변 전체 홍수 위험지역 807.95㎢의 93.7%인 757.11㎢ 지역에서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는 평가가 뒤바뀌었다. 2018년 감사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실태 점검 및 성과 분석'을 통해 홍수 피해 예방 편익을 '0원'으로 평가했다. 환경부 '4대강 자연성회복을위한 조사·평가단 기획위원회'는 지난해 2월 "4대강 보를 해체하면 홍수 조절 능력이 개선된다"면서 세종보(금강)·죽산보(영산강) 해체, 공주보(금강) 부분 해체, 백제보(금강)·승촌보(영산강) 상시개방 등을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4대강 효과 검증을 다시 시작하게 됐으나, 결국 2018년 조사 결과를 반복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환경부는 과거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는 홍수 예방효과는 없으며 오히려 홍수위를 일부 상승시켜 홍수소통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이번 홍수 피해는 본류 하천이 아닌 대부분 지류에서 발생해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홍수피해가 훨씬 커졌을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4대강 사업 대상이 아니었던 섬진강의 홍수 피해를 놓고 "4대강 보를 설치하지 않아 홍수 피해가 가중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장마로 섬진강 하류의 경우 500년 빈도 규모의 강우가 발생했다"며 "(섬진강 홍수 피해는) 하천 계획빈도 이상의 강우가 쏟아지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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