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들어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실책과 잇단 악재에 결국 제동이 걸렸다. 일방적인 민주당의 독주가 3년10개월 만에 미래통합당의 추월을 허용하는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민주당이 오는 29일 치르는 전당대회 컨벤션효과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지도부의 등장이라는 반등의 기회마저 잡지 못한다면 지지율과의 싸움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꼽는 것은 부동산 민심 이반이다. 민주당은 '부동산 트라우마'라고 할 정도로 문재인 정부 들어 줄곧 부동산과 전쟁을 치러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23번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부동산에 발목이 잡혔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부동산이 안정화하고 있다"고 진화했으나 연일 치솟는 아파트값과 전셋값은 민심이 돌아서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3일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불신이 생각보다 높다. 주범은 부동산 정책"이라며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청와대의 좌충우돌이 부동산 불만과 맞물려 불신을 넘는 분노를 만들어냈다"고 짚었다. 노영민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조원 전 민정수석 등의 다주택 매각과정이 그대로 국민에게 노출되면서 불신을 증폭시켰다는 게 박 평론가의 설명이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지지기반이 결국 부동산에서 실질적으로 터진 것"이라며 "아파트는 '내 집 마련'이라는 대한민국 국민의 일생이 걸린 명제인데 민주당보다 청와대서 상당한 실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지지율 하락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이 드라이브 걸어 얻어냈던 성과가 임계치에 달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후광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이 맞물려 발생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개인의 이익이 침해당했다는 불만이 많다"고 비슷한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확고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지율 내림세가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이미 활용 가능한 가용자원을 많이 소비했다. 탄핵 이후 반(反)보수, 반통합당 정서가 굉장히 극대화했던 것을 모두 이용했다. 도덕적 위기도 굉장히 많았다"면서 "더욱이 대통령 임기가 막바지인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할 수 있는 차기 후보군이 등장하지 못한다면 구조적으로 지지율 하락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 평론가는 "만약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민주당 지도부가 들어서고 청와대 참모의 위상이 재정립되는 등 문재인 정부 4년차가 재구성된다면 민주당이 다시 오름세를 탈 수 있다"고 했으나 "그러나 민주당이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한다면 당분간은 현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11.5%포인트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민주당에 뼈아픈 회초리다. 신 교수는 "문재인 정권은 호남 정권이 아니다. 호남의 민심은 정부가 잘 못한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고 지지율 추이를 해석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커졌다. 당권주자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전당대회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 민주당에 보내는 국민들의 경고"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지지율 하락의)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정치는 언제나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좀더 그런 노력을 많이 해달라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세는 유의미한 성과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민주당의 실기로 인한 반사이익 효과가 크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장 교수는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은 자력으로 얻어낸 성과가 아니다. 정치과정을 주도하거나 정책에서 우위를 보이는 구조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통합당이 탄핵 이후 워낙 민주당에 끌려다녔기 때문에 생기는 착시효과"라고 했다. 박 평론가는 "민주당이 안하무인식 독주를 거듭하고, 성과마저 미미한데 오만한 모습을 보이자 국민들의 견제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통합당이 잘해서 지지를 얻은 게 아니라 통합당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올랐다고 반길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미경·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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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오는 29일 치르는 전당대회 컨벤션효과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지도부의 등장이라는 반등의 기회마저 잡지 못한다면 지지율과의 싸움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꼽는 것은 부동산 민심 이반이다. 민주당은 '부동산 트라우마'라고 할 정도로 문재인 정부 들어 줄곧 부동산과 전쟁을 치러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23번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부동산에 발목이 잡혔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부동산이 안정화하고 있다"고 진화했으나 연일 치솟는 아파트값과 전셋값은 민심이 돌아서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3일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불신이 생각보다 높다. 주범은 부동산 정책"이라며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청와대의 좌충우돌이 부동산 불만과 맞물려 불신을 넘는 분노를 만들어냈다"고 짚었다. 노영민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조원 전 민정수석 등의 다주택 매각과정이 그대로 국민에게 노출되면서 불신을 증폭시켰다는 게 박 평론가의 설명이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지지기반이 결국 부동산에서 실질적으로 터진 것"이라며 "아파트는 '내 집 마련'이라는 대한민국 국민의 일생이 걸린 명제인데 민주당보다 청와대서 상당한 실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지지율 하락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이 드라이브 걸어 얻어냈던 성과가 임계치에 달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후광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이 맞물려 발생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개인의 이익이 침해당했다는 불만이 많다"고 비슷한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확고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지율 내림세가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이미 활용 가능한 가용자원을 많이 소비했다. 탄핵 이후 반(反)보수, 반통합당 정서가 굉장히 극대화했던 것을 모두 이용했다. 도덕적 위기도 굉장히 많았다"면서 "더욱이 대통령 임기가 막바지인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할 수 있는 차기 후보군이 등장하지 못한다면 구조적으로 지지율 하락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 평론가는 "만약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민주당 지도부가 들어서고 청와대 참모의 위상이 재정립되는 등 문재인 정부 4년차가 재구성된다면 민주당이 다시 오름세를 탈 수 있다"고 했으나 "그러나 민주당이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한다면 당분간은 현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11.5%포인트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민주당에 뼈아픈 회초리다. 신 교수는 "문재인 정권은 호남 정권이 아니다. 호남의 민심은 정부가 잘 못한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고 지지율 추이를 해석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커졌다. 당권주자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전당대회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 민주당에 보내는 국민들의 경고"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지지율 하락의)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정치는 언제나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좀더 그런 노력을 많이 해달라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세는 유의미한 성과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민주당의 실기로 인한 반사이익 효과가 크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장 교수는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은 자력으로 얻어낸 성과가 아니다. 정치과정을 주도하거나 정책에서 우위를 보이는 구조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통합당이 탄핵 이후 워낙 민주당에 끌려다녔기 때문에 생기는 착시효과"라고 했다. 박 평론가는 "민주당이 안하무인식 독주를 거듭하고, 성과마저 미미한데 오만한 모습을 보이자 국민들의 견제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통합당이 잘해서 지지를 얻은 게 아니라 통합당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올랐다고 반길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미경·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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