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목표도 80% 이상 달성
이재용, 주요 사업장 직접 방문
투자·미래신산업 도전의지 강조
다양한 상생협력 노력도 이어가
삼성전자 제공
삼성이 대내외 불확실성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3년 간 180조원 투자, 4만명 이상 직접고용 등의 약속을 거의 달성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는 강한 의지와 '동행' 철학을 명확히 대내·외에 알리고자 하는 이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13일 삼성전자 뉴스룸에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규모를 더 확대해 3개년 목표치(약 180조원)에 차질 없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투자의 경우 당초 목표인 130조원을 7조원 이상 초과 달성한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우리 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든든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자리도 목표했던 약 4만명의 80% 이상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미래 신사업 속속 성과…'공격 투자' 지속= 삼성은 시스템반도체·바이오·반도체 중심 전장사업 등 미래 신사업의 투자·성과도 공개했다. 먼저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올 연말까지 26조원 안팎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선다는 로드맵을 공개하고 이를 위해 R&D 73조원, 시설투자 60조원 등 총 133조원을 10년 간 투자하고 동시에 전문 인력 약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은 총 8조1200억원을 기록해, 반기 기준으로 처음 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조7900억원)보다 20%나 증가한 수치다.
바이오 산업도 선제적인 투자에 힘입어 올들어 본격적인 고속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고 소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1조7887억원의 수주 실적(공시 기준)을 올려 작년 전체(3083억원)와 비교해 약6배 규모의 성과를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약 51조원으로, 올 상반기에만 22조원 이상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 11일 1조7400억원 규모의 단일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번 공장 건설로 5조6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만7000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밖에도 삼성은 지난해 1월 독일 아우디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엑시노스 오토 V9'을 공급했고, 올초에는 5G 기술을 적용해 공동 개발한 차량용 통신장비(TCU)를 독일 BMW의 신형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하기로 계약하는 등의 자동차용 전장사업의 성과도 소개했다.
◇이 부회장 '동행' 철학 따라 인재육성·상생 실천= 삼성은 이와 함께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이 부회장의 '동행' 철학에 따라 다양한 상생협력 노력도 하고 있다.
삼성 측은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는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로 지금까지 2250명을 선발했으며, 오는 2024년까지 총 5000억원의 운영 비용을 투입해 1만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새 CSR(기업의 사회적 가치) 비전으로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을 발표하고 청소년 교육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와 스타트업 육성 등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난 2015년 경북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작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했고, 그 결과 2018~2019년 1070여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스크 부족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했고,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입해 총 2500개사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상생과 관련해서는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반도체 우수협력사에 1927억원을 제공했고, '반도체 비전 2030'과 연계해 국내 팹리스 업체에 IP(지적재산권) 제공, 기술 교육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협력업체에 3년간(2018~2020년) 약 4500억원을 지원했고, 2018년부터 매년 1000억원 규모의 산학협력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장 경영 보폭 늘리는 이재용…미래·동행 광폭행보= 이 같은 삼성의 전방위 행보는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현장 경영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여러 부담에도 주요 사업 현장을 빠짐없이 돌며 투자와 미래 신사업 도전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일 경기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여성 임직원들을 만나 '일·육아 병행'에 대한 어려움을 경청하고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와 5G 등 미래 신사업 현장에는 수시로 방문해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도전과 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이 같은 광폭 행보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이와 함께 미래 성장사업 육성으로 '사업보국'을 이뤄내 경영능력을 검증받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180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투자는 총수의 결단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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