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등 정치적 이슈 부상에
거래소 내세워 토론회 방식 변경
코스닥만 공매도 금지 연장할수도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에 따른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에 대한 결정에서 발을 빼면서 유가증권 상장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재개하고, 코스닥 상장종목은 공매도금지를 연장하는 부분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초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연장 여부에 대한 공청회를 통해 규제 방향을 정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주체가 금융위에서 한국거래소로 바뀌고 형식도 공청회에서 토론회로 변경됐다.
금융위는 지난 3월13일 임시금융위원회를 통해 3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6개월 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를 결정했다.
자본시장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증권시장의 안정성과 공정한 가격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상장증권의 범위, 매매거래의 유형 및 기한 등을 정해 차입공매도를 제한할 수 있다(자본시장법 제180조,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08조 참고).
이와 관련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에 대해)8월 중 공청회를 열고 결정하겠다.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상황을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 당시 은 위원장은 "6개월 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19일 1439.43까지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최근 2400선을 회복했다. 3월 419.55까지 추락했던 코스닥 지수 역시 860선을 회복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주가지수 안정에도 은 위원장이 공청회를 통해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데에는 공매도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할 정도로 정치적 이슈로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공매도는 가격발견 기능이라는 순기능과 함께 과도한 주가하락을 부추긴다는 부정적 시각이 공존하는 주제다. 특히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 투자자는 대차거래에 대한 접근의 어려움으로 인해 공매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위가 직접 공청회를 열어 공매도에 대한 의견 수렴하는 대신 한국거래소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공매도에 대한 정치적 해법이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대신 개인투자자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만 공매도 금지를 한시적으로 연장해 정치적 비난을 피하려는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한국거래소 주최 토론회 참석자에는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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