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는 한계가 없는 게 매력
처음부터 글로벌시장 도전 가능
초기비용은 적고 진입장벽 낮아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로 승부
국경초월 글로벌 생태계 만들것
SW명장 창업에 도전하다
SW 실력을 갖추면 경계 없이 무한 확장 중인 디지털 기술 시장에서 광활한 기회가 열린다. 모든 산업과 생활이 디지털 무대 위로 옮겨가는 시대에, 국경 없는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 디지털 뉴딜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SW 명장'들의 창업 도전기를 시리즈로 싣는다.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최고급 SW 인재양성 사업인 'SW마에스트로' 출신 창업기업중 추천을 받아 대상자를 선정했다. 2010년부터 10년 간 총 1006명이 이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105개 창업기업이 탄생했다.
①주은광 블록크래프터스 CTO
"SW와 IT의 매력은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고, 서비스 대상자도 제한이 없다. 시작하는 비용이 작고 장벽이 낮아, 코딩만 할 수 있으면 누구나 뛰어들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주은광 블록크래프터스 CTO(최고기술책임자, 36)는 2018년 5월 박수용 대표, 송훈 대표 등 실리콘밸리 출신들과 블록크래프터스를 공동 설립했다. 블록크래프터스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관리와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전문기업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 과정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회사는 작년 8월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하루뱅크'를 시작해 10여개 내외의 기업고객을 포함한 수천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또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팅 사업을 통해 작년 8개 기업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10개 기업을 뽑아 지원을 시작했다.
서울과학고등학교와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주은광 CTO는 SW와 IT가 주는 무한한 가능성에 끌려 진로를 결정했다. 주 CTO는 "고등학교 시절 게임이 재미 있어서 직접 만들면서 코딩을 배웠다"면서 "대학에서 SW를 배우고 게임회사 넥슨에서 3년간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면서 직접 만든 게임이 해외로 수출돼 글로벌 문화로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넥슨에서 도제식으로 게임 개발을 배운 그는 졸업을 앞두고 2010년 SW마에스트로 1기에 도전해 6개월간 4명의 동료와 팀을 이뤄 IT 전문가인 멘토의 도움을 받으며 시스템SW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주 CTO는 "SW마에스트로는 참가자들의 평균 실력 수준이 매우 높은 게 특징"이라면서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별로 없으면서도 이미 고수의 경지에 도달한 동료들과 대화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국회에서 인턴을 경험 한 그는 미 UC버클리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가 정보공학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20대에는 게임 같은 재미있는 SW를 만들고 즐겼다면 30대가 되면서는 '소셜 임팩트'가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열린 정부 이니셔티브'에 감화를 받아 대학원에서 관련 주제를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대학원 졸업 후 미국 기업에서 실리콘밸리 생태계를 경험한 그는 2018년 블록크래프터스 창업에 참여했다. 미국에 주거지를 두고 한국을 오가며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회사는 디지털 자산 관련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마케팅 등 사업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집중한다.
창업 당시 8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30명 규모로 커졌다. 박수용 대표는 대외활동과 투자유치, 송훈 대표는 내부 경영과 관리로 역할을 나눴다. 회사는 디지털 자산관리와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팅 외에 블록체인 사업 컨설팅과 미디어 사업도 하고 있다.
주 CTO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놀이처럼 익혀온 SW 실력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과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내부 엔지니어 및 프로젝트 관리를 총괄한다. 자산관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기술을 활용한다.
주 CTO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은 주식, 채권, 원자재에 이어 또 하나의 대체투자 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면서 "스웨덴과 에스토니아가 법정화폐를 디지털화하기로 결정하는 등 법정화폐의 디지털화도 디지털 자산시장을 이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화폐가치가 불안한 개도국에서 디지털 자산을 통해 화폐의 불안정성을 헤징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도국 소상공인 대상 대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소셜 임팩트를 만드는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업에서 쌓은 경험을 SW마에스트로 후배들과 나누고 싶다"는 주 CTO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는 매우 희소한 기회가 블록체인에 있는 만큼, 내 손으로 만들고 한국에서 시작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로 국경과 인종, 문화를 뛰어넘은 글로벌 생태계를 완성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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