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쾌변, 건강한 삶의 첫걸음](http://contents.dt.co.kr/images/202008/2020081402102269061001[1].jpg?var=1656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쾌변, 건강한 삶의 첫걸음")
배설은 살아있는 동물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기본 생리현상의 하나다. 그런데 왜 거부감이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냄새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먹고 마셔서 영양을 섭취한 후에 남은 찌꺼기라는 점에서, 위생상 회피하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건강을 생각한다면, 방귀나 대소변은 반드시 '뒤도 안돌아볼 정도로' 회피해야만 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평소에 대소변을 잘 관찰함으로써 자기 건강에 대한 일상적인 점검이 가능하다 하겠다.
중국의 기전체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에 보면, 옛날 중국 춘추시대(BC 770~403)에 월나라 왕 구천은 정복자인 오나라 왕 부차의 환심을 사기 위해 부차의 대변을 손가락으로 찍어 맛보면서 그 건강 상태에 대한 조언을 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변의 상태는 사람의 체질이나 식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특이한 현상이 나타날 때 추정할 수 있는 문제점은 일정한 공통점을 지닌다. 대소변은 인체에 들어간 음식물 따위가 인체 장기를 고루 돌아 나오면서 그 상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변의 형태와 양, 냄새는 사람마다 다르다.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 그리고 여러가지 질병으로 다양한 양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대변을 통해 건강상태의 진단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정상적인 대변의 요소가 몇가지 있는데, 먼저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냄새다. 만일 심한 악취가 난다면 전날 과도한 음주나 육식을 했거나 대장의 정상적인 활동에 이상이 있음이 틀림없다. 우선 냄새가 심하다면 뱃속에 장내 유산균 등 유익한 성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쾌변, 건강한 삶의 첫걸음](http://contents.dt.co.kr/images/202008/2020081402102269061001[2].jpg?var=1656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쾌변, 건강한 삶의 첫걸음")
둘째는 색깔이다. 시꺼멓거나 샛노란 색깔은 좋지 않다. 된장처럼 누런 색깔이 좋다. 대변의 색깔이 암흑색이라면 위장 출혈을 의심해야 하고, 마지막에 선혈(鮮血)이 묻어나온다면 직장이나 항문 주위의 치질 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장내 출혈이 있는 경우, 출혈기관이 항문에 가까울수록 붉은 빛이 살아있지만 위장에서 출혈이 있는 경우는 내려오는 동안 색이 변하여 검은 색으로 바뀌어 나온다. 대장암이 있는 경우에는 진한 콧물 같은 점액질이 묻어나올 수 있다.
셋째는 수분 함량과 변의 형태다. 너무 묽거나 딱딱한 대변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적당한 수분 함량을 가져 가래떡처럼 길고 시원하게 배설되어야 좋다. 변이 가늘게 나온다면 장운동에 문제가 있는지를 의심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변의 양이 정상 성인을 기준으로 100~200g은 되어야 한다. 영국의 통계에 따르면 섬유질이 적은 정제된 음식을 먹은 그룹은 하루 100g 내외, 채식을 주로 하는 그룹은 225g 정도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 사람은 아직까지 대부분 이 기준에 합당하다고 한다.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30년 동안에 섬유질 섭취 감소로 대변의 양이 거의 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대변 양이 줄면서 암모니아 등 독성 물질의 생성이 늘어나고 장벽을 통한 체내 재흡수가 촉진돼 심혈관 계통이나 당뇨병, 알레르기 등 면역계 질환이 현저히 늘었다고 한다.
대변의 양이 줄면서 대장의 정상 세균총(細菌叢) 활동에 나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섬유질의 적극적인 섭취를 통한 적당한 대변 양의 유지는 건강 유지에 절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덜 도정된 곡류를 먹어야 하고 야채와 나물, 해조류, 과일, 견과류, 버섯류 등을 더 먹어야 한다.
포도당이 뇌의 보약이라면 대장의 보약은 섬유질인 것이다. 요즘 지나친 다이어트 영향으로 섬유질 섭취마저 줄어들고 있다는데 다이어트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적절한 섬유질을 꾸준히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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