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망사용료 부과 가능… "강제성 없어 실효성 의문"

김은지기자 ┗ 과거 경매대가 반영 위법여부 `뜨거운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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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망사용료 부과 가능… "강제성 없어 실효성 의문"

김은지 기자   kej@
입력 2020-09-08 19:02

글로벌CP 망안정성 유지 의무
"국내업계에 부담전가할 가능성"
네이버 등 인터넷사업자 반발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콘텐츠 사업자)도 망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무를 지게 됐다. 그동안 대용량의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국내 통신사업자의 통신망에 무임승차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해외 대형 CP들도 일정 수준의 망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전망이다. 그러나 망 사용료 부과 의무가 아닌 단순 권고사항이어서 법적 실효성이 담보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해외 CP들이 부담해야 할 망사용료까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이 떠안는거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대형 부가통신사업자에도 안정적인 품질유지 의무를 부담케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처리됨에 따라,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9일부터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8일 밝혔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당초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를 차단하기 위해 제정된, 일명 '넷플릭스 갑질 방지법'(넷플릭스법)으로 제정됐다.

◇이용자수 100만-트래픽 1% 이상 대상… 넷플릭스, 구글 등도 적용= 글로벌 CP에도 망 품질 안정화 의무를 부과하는 넷플릭스법 시행령 개정안은 9일 입법 예고돼 관련업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CP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 등 해외 CP들도 일정 수준의 통신망 품질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망사용 대가로 일정 수준의 망사용료를 부담해 왔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해 해외 CP들은 무임승차해 온게 사실이다. 해외 CP들은 소비자들이 이미 각 통신사에 매달 요금을 내며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음에도, 통신사들이 콘텐츠제공업체에 망사용료를 부담케 하고 있다면서 반발해 왔다.

시행령에서는 향후 망 안정성 조치를 이행해야 하는 대상기준으로, 지난해 말 기준 직전 3개월간의 국내 일일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자, 같은 기간 국내 일일평균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 이상인 자로 규정됐다. 해당 기준을 근거로 하면, 국내 사업자중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해외 CP중에서는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이 대상이 된다. 이들 사업자들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트래픽의 과도한 집중, 기술적 오류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 △트래픽 양 변동 추이를 고려해 서버 용량, 인터넷 연결의 원활성 등에 대한 안정성 확보 △안정성 확보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경우 기간통신사업자를 포함한 관련 사업자와 협의하고 트래픽 경로 변경 등 서비스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 사전 통지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 제공에 관한 자체 가이드라인등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서비스 안정 수단 확보 조치가 'CP의 자율적 판단 하에 ISP에게 안정적인 트래픽 전달에 필요한 조치 및 ISP 등 관련 사업자와 협력이 필요한 조치'로 규정된 점에서 강제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회선 용량 증설이나 중계 접속 허용과 같이 부가통신사업자의 의사결정이 기간통신사업자의 조치를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협의가 필요하다. 이를 협의하도록 의무 부과하는 것으로 계약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통신업계 "해외 CP도 망안정성 분담, 의미" VS 인터넷 업계 "과도하고 형평성에 위배"=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면서, 콘텐츠 진영과 통신사간 갈등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우선, 콘텐츠 사업자들에 망을 지원하는 통신사들은 글로벌 CP들의 무임승차 차단에 일단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다는 입장을 토로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일정 규모 이상의 CP에 대해 서비스 안정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사업자간 계약원칙 등 더욱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번 시행령에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적으로 법안의 취지는 달성했지만, 해외 CP 들에 망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는 시행령 개정안에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체 모임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트래픽 1%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라 할지라도 특정 사업자에게 트래픽 집중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와 이를 위한 물적 설비의 구매를 강제하는 것은 과도하고 형평에 어긋난다"고 반발했다. 넷플릭스법이 해외 사업자들에 망사용료를 부과하기 위한 것이지만, 결국 이미 망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국내 사업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 업계에서는 시행령에 강제성이 없는 만큼, 구글과 넷플릭스가 망 이용 대가를 제대로 지불할 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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