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칼럼] 국민을 `심술궂은 팥쥐`로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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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칼럼] 국민을 `심술궂은 팥쥐`로 보는가

   
입력 2020-09-17 18:57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전삼현 칼럼] 국민을 `심술궂은 팥쥐`로 보는가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지난 7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0∼2024년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 945조원 가운데 적자성 채무는 62.8%인 593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즉, 국민의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국가채무가 내년에 593조원을 넘어서고, 2024년에는 9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매년 10% 전후로 예산액을 인상시키고도 매년 추경을 통해 예산규모를 확대해 온 것이 결국 빚잔치였음이 점차 확인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 국채관리계획서상으로 갚을 자산이 없어 세금으로 갚아야 할 빚이 2021년에는 593조원에 달하고 이에 대한 이자만 19조원에 달한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문제는 이처럼 늘어나는 부채를 갚을 방법이 점차 묘연해져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코로나19발 2차 긴급재난지원금 규모를 두고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논쟁을 벌였다. 홍남기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을 강조한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국민 지원금'을 주장하면서 대치했던 것이다. 통신비 2만원 지급이 사실상의 무차별 지급 아니냐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예산의 대부분은 선별지급으로 확정됐다. 이 지사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던 문 대통령도 마지못해 선별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 7일 이 지사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기는 했다.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이미 정해진 정책이 무리 없이 집행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진심은 아닌듯하다.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별 지급의 부작용을 언급하면서 보편적 복지의 정당성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지사는 선별지급의 부작용으로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즉, 국민 일부에게만 지원금을 주는 경우 배제된 국민들의 불만이 불길처럼 퍼져 문재인 정권을 집어 삼킬 것이라는 것이다. 그 가능성을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지사의 생각 저변에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다른 사람의 고통은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기의 밥그릇만 생각하는 1차원적인 하등동물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진다.


우리 국민 중 대다수는 국가가 부채이자만 연간 19조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사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코로나 19 사태 이후 생존을 위협받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고충 또한 이해하고 있는 만큼 재난지원금 지급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이가 없을 정도로 성숙된 국민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이러한 국민들을 마치 심술궂은 팥쥐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니 대선주자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2차 재난 지원금 규모는 7조8000억원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청년 등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계층과 업종을 선별했다. 현재 국회는 심사를 벌이고 있다.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고있다. 다행히 구체적으로 지원 대상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지원규모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분명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다. 인기영합주의적 차원에서 만약 이 지사의 말대로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등을 우려해 재난지원금 규모를 확대했다면 문 대통령과 이 지사는 국민들의 비판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인기영합주의자라는 함정에 빠져 정부와 여당은 기성세대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감당해야 할 고통들을 너무 쉽게 다음세대들에게 전가해 왔다. 지금부터라도 이성을 찾아 기성세대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들은 스스로 감내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절실한 때이다. 후세들로부터 천대받지 않는 기성세대가 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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