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환절기 불청객 `구안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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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환절기 불청객 `구안와사`

   
입력 2020-09-24 18:54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환절기 불청객 `구안와사`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임상을 하다 보면 여기저기 몸이 아파 한방을 찾는 사람이 많다. 특히 요즘은 부쩍 속앓이를 겸한 환자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 가운데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입이 한 쪽으로 비뚤어지는 구안와사 환자들이 있다. 젊은 사람들은 일그러진 자신의 얼굴에 놀라고, 노인 분들은 혹시 중풍(뇌졸중)이 아닌가 하여 많이들 놀라서 들어온다. 그러다가 병에 대한 설명과 치료 경과, 뇌졸중이 아닌 국소 안면신경마비라는 얘기를 듣고는 다소 안정을 되찾긴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일그러진 얼굴에 무척 힘들어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병에서 회복되길 바란다.


택시운전을 하는 A(58)씨도 운전 중에 왼쪽 귀밑이 욱신거리고 쑤셨다. 다음날 아침에 자고 일어난 후에 말을 하려는데 발음이 잘 되지 않고 양치질을 할 때 물이 자꾸 한쪽으로 새며 한쪽 얼굴이 뻣뻣하고 삐뚤어진 것 같아 거울을 보고는 깜짝 놀라 필자를 찾아 왔다. 구안와사가 온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 구안괘사, 안면신경마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치료해왔던 질환이다. 임상에서는 주로 '특발성 안면신경마비-벨마비(Bell's palsy)'라고도 하는 데 명확한 원인질환 없이 주로 한쪽 안면표정근에 완전 혹은 부분마비가 갑자기 발현되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음식을 먹을 때 음식물이 볼과 치아 사이에 많이 끼이고 눈이 잘 감기지 않으며 눈물이 나고 환측(患側·마비가 온 쪽)의 이마에 주름이 만들어지지 않으며 귀 뒷부분의 유양돌기 있는 부위가 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미각이 소실되거나 청각이 예민해 지기도 한다.

A씨는 운전 중에 차문을 자주 열고 운전했다고 한다. 한쪽 얼굴에만 찬바람을 맞게 되면서 마비가 온 것 같다. 마비된 부위에 전침치료와 함께 구안와사와 중풍에 사용하는 이기거풍산(理氣祛風散)을 처방한 결과 증세가 많이 호전됐다. 안면신경마비는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중추성은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의 뇌혈관질환이나 뇌종양 등으로 인해 발병되는데 사지의 운동장애 등 중풍의 일반적인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안면만 마비되는 구안와사는 거의가 말초성인데 이것은 12개의 뇌신경 중 7번 신경인 삼차신경이 마비되어 발생된다. 이 신경에 마비가 오는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한랭(寒冷)자극에 의한 경우가 많다. 또한 대상포진이나 만성 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 등에 의해서도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환절기 불청객 `구안와사`

한방에서는 찬바람이 정기가 허한 것을 틈타 경락안면의 양명경(陽明經) 또는 소양경(少陽經)등의 경락(經絡)을 침습함으로써 발생된다고 본다. 이 외에도 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감기 후에 기혈의 허약한 상태에서 발병한다. 일단 얼굴에 마비증상이 오게 되면 가급적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하고 마비된 부위에 온찜질을 하거나 마비된 얼굴 근육에 마사지를 해주면 좋다. 또 적외선이나 침자극과 함께 전기 자극을 주는 전침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필요한 경우에는 안대를 사용하여 눈을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 침술치료와 함께 거풍통락(祛風通絡), 풍(風)을 제거하고 경락을 통하게 하는 한약투여를 병행하게 되면 대개 1개월 이내에 완전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가 60세 이상이거나 급성으로 완전히 마비가 온 경우, 이통(耳痛)이나 안면통이 있거나 미각이 소실된 경우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가 늦었을 때 또는 당뇨병, 고혈압, 정신신경증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대체로 쉽게 치료가 되지 않고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후유증 치료는 주로 약침과 매선요법으로 치료한다.

안면신경마비 질환의 경우 개인차는 있지만 어느 정도의 후유증과 재발성의 소인이 있는바, 발병 초기에 신속하고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발생 원인이 과로와 스트레스 불면 및 면역력 저하로 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잦은 음주나 스트레스 등을 멀리하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게 몸 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올 10월부터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질환은 한의원에서 첩약을 지을 때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돼 탕약 부담이 지금의 3분의 1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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