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우리동네 문제가 대한민국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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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우리동네 문제가 대한민국 문제다

   
입력 2020-10-04 11:01

허종식 더불어민주당(인천동·미추홀갑)


[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우리동네 문제가 대한민국 문제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인천동·미추홀갑)
고백하건대, 책을 가까이 한 지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모르겠다. 국회의원이 된 뒤 민경국 교수의 저서 '국가란 무엇인가'를 시작했지만 좀처럼 진도가 안 나가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야 겨우 끝장에 닿을 수 있었다. 얄팍한 변명을 하자면 상임위원회 관련 업무보고와 현안 자료를 챙기다 보니 책을 완전히 뒷전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대신 신문만큼은 챙긴다. 특히 신문에서도 오피니언 기고나 칼럼 읽는 맛이 쏠쏠하다.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 온 나라가 한창 시끄러울 때 읽었던 칼럼이 인상적이었다.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썼던 '하부구조에 무관심한 상부구조'란 제목의 글이다. 우 박사는 "우리가 조 전 장관에 대해서 하던 얘기나 관심의 10만분의 1이라도 하부구조에 기울였다면, 벌써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사회적 격차와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문제에 우리 사회가 고투(苦鬪)해야 한다는 것이다. 뼈아픈 지적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인 주안(朱安)은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이다. 집에서 지역사무실까지 걸어서 10분 거리. 그 골목길엔 단독주택을 비롯해 재래시장, 미용실, 공인중개소, 구멍가게, 식당 등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대한민국 '서민경제'의 현주소를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정치에 발을 들인 뒤 이곳 시민들을 만나 애환을 듣는 게 일상이 됐다.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국회의원이 되더니 얼굴도 안 비추고, 어깨에 힘들어갔다"는 말이다. 한 번도 듣지 않았다면 거짓이겠지만 가능한 얼굴을 비추고 내밀고 하는 노력을 가상히 여긴 주민들이 항상 반겨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주민들은 내게 공원과 주차장 등 기반시설 부족을 하소연하고, 상인들은 언제쯤이면 걱정 없이 장사할 수 있을지 묻는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문제가 바로 대한민국의 문제다. 한겨레신문 기자를 거쳐 인천시 대변인과 균형발전정무부시장, 국회의원이 된 지금 이 순간도 주거환경 개선과 서민경제 활성화는 숙명과도 같은 나의 과제다. 우리 정치권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너나없이 해결사를 자처했다. 대책과 정책은 지금도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던가. 섬세함이 문제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으로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중구, 동구, 미추홀구) 지역까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전매방지, 청약 경쟁 과열 방지 등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투기 세력을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일부 지역의 가파른 부동산 가격 상승을 두고 전 지역을 규제하고 나선 것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인천 원도심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더불어 빈집의 증가세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자료를 확인해보니 2018년 기준 인천의 빈집 비율은 4.3%로 서울(2.1%)과 경기(3.0%)를 크게 웃돌고 있다. 그렇다면 인천 원도심에 살던 사람들은 어디로 떠나는 것일까. 한 전문가는 송도, 청라, 영종 등 경제자유구역 유입 인구의 전 거주지(인천 원도심/서울/경기/기타 지방)를 추적해 통계를 내보자고 제안한 적 있다. 인천 원도심에서 '조금 산다'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이주하고 있다면 원도심 활성화는 지금보다 훨씬 더딜 수밖에 없다.

최근 소규모주택정비사업(자율형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재건축정비사업)에 관한 법을 공부하고 있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은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대안으로 꼽힌다. 국가 정책이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상황까지 섬세하게 갈무리한 것인지에 대해선 선뜻 동의하기 쉽지 않다. 비교적 철도 교통망이 잘 구축된 서울 지역에는 추진 속도도 빠르고 성과도 낼 수 있겠지만, 지방 중소도시는 사업성 확보를 위한 지원 대책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게 내 결론이다.

중앙에서 지역으로, 그리고 지역에서 중앙으로 순환하며 정책을 살펴야 하는 일, 국회의원으로서 갈 길이 멀다. 지역구로 원도심, 상임위로 보건복지위원회를 맡게 된 만큼, 주거·교통 문제뿐 아니라 보건·의료·복지에 대한 정책 수립이 과제다. 더욱이 코로나19란 미증유의 과제까지 부과된 상황이다. 목하, 대한민국은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과제에 매진해야 할 때다. 21대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민생 해결책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토론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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