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 칼럼] 文대통령은 예외가 될 수 있을까

이규화기자 ┗ [고견을 듣는다] "脫진실 `문팬`이 정권 지지대… 팩트 입각한 정상적 언로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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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칼럼] 文대통령은 예외가 될 수 있을까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20-10-06 19:02

이규화 논설실장


[이규화 칼럼] 文대통령은 예외가 될 수 있을까
이규화 논설실장
영창으로 달을 보며 나훈아에 홀리고 '재인장성'으로 숨이 막혔던 추석연휴였다. 광화문 차벽은 워낙 치밀해 바이러스도 빠져나갈 수 없었다. 나훈아의 말은 거의 은유와 상징, 중의적이었지만,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본 적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僞政者)들이 생길 수 없다"만은 직설(直說)이었다. 자신들한테 한 말인데, 이 정권 사람들은 더 좋아했다. 독해력이 떨어지는 건가 아니면 국문법도 어느새 바꾼 건가.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 김소연 변호사가 지역구 현수막에 쓴 '달님은 영창으로'는 좀 졸렬한 비유였지만 주의를 끄는 데는 성공했다. '문팬'들은 국가원수 모독이라며 거품을 물었다. 김 변호사는 모차르트 자장가에서 따온 말이라며 영창은 창이요 보름달을 영창(映窓)으로 본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바로 그 영창(營倉)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속마음은 대깨문들이 주장하는 바로 그 의미로 썼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현대사에서 전직 국가원수가 '영창'으로 간 경우가 한국처럼 많은 예는 없어서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은 예외가 될 수 있을까. 헌법 위반 사례가 손꼽을 정도를 넘었다는 주장도 있다. 공으로 과를 덮으면 가능할까. 단골로 내세우는 '한반도의 평화'가 떠오른다. 바다에 표류하는 사람을 총살하고 불태우는 지경에 이른 마당에 평화라니. 고인의 10대 아들은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가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고 대통령에게 묻고 있다. 남북관계 진전의 계기로 삼자고 하는데, 국민 목숨이 공양미란 말인가.

문 대통령이 또 내세우고 싶어 하는 건 도덕성이다. 민주화에 헌신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사람들의 정권이라는 생각이다. 이 역시 지난 3년 5개월을 돌아보면 겉과 속 다른 '호도'다. 셀 수 없는 이중 잣대, 내로남불, 오리발 내밀기, 부인, 거짓말, 세금으로 인심 얻기가 정권의 일상사가 되어버렸다. 법치행정을 책임지는 법무장관이 국회에서 한두 번도 아니고 십 수 차례 이상 거짓말을 했다. 전화번호를 보내놓고 전화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대통령의 '임기 후 안전'을 떠맡은 추 장관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 절반은 이 정권 들어 기회는 더 불평등하고 과정도 더 불공정하며 결과도 더 부정의하다고 생각한다. 법치는 '범치'가 되어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막고 서서 으르렁거린다. 과학적 데이터나 증거도 없이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 재확산의 주범이라고 몰아가고 그걸 근거로 국민의 야외 집회를 희대의 4㎞ 차벽으로 가로막았다. 26년 철권 독재자 루카센코도 방역을 핑계로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다. 법제정을 서두르다 야당 추천이 없으면 공수처가 발족할 수 없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고 단독으로 발족할 수 있도록 개정하려 든다. 조기축구회 회칙개정도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 드라이브 스루 시위 하는 사람들에게 운전면허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즉석법을 만든다. 보다 못한 판사가 그런 도로교통법 조항은 없다고 정리했다. 이걸 보면 정권의 마지막 남은 겁도 사라진 것 같다.
현수막 문구는 지나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임기 후'만 생각할 게 아니라 잔여 임기를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골몰해야 한다. 그것이 '임기 후'를 더 보장하는 길일 수 있다. 추미애를 앞세워 검찰을 틀어쥐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오산이다. 만의 하나 정권이 교체되지 않아도 기대를 접는 게 좋다. 노무현은 김대중의 대북송금을 수사했다. 노무현이 하고 싶어서 했겠나. 애먼 사람 죽음으로 수사가 유야무야 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겠나.

그렇다면 길이 없느냐, 그렇진 않다. 쿠데타 '주역' 전두환이 온갖 욕을 먹어도 지지자들이 따라붙는 건 무슨 까닭인가. 경제는 잘 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경제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공정경제3법' 거두고 노동 개혁하면 된다. 규제 풀고 노동시장 자유롭게 되면 일자리 늘고 영창으로 달님 보며 함포고복 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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