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반복되는 방역의 정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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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반복되는 방역의 정치화

임재섭 기자   yjs@
입력 2020-10-11 19:37

임재섭 정경부 기자


[현장리포트] 반복되는 방역의 정치화
임재섭 정경부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누가 'K방역'을 옮겼을까?" 지난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의 방역을 보고 든 생각이다.


초가을의 정취가 농익은 지난 황금연휴 서울 광화문 광장과 제주에는 극과 극의 방역이 펼쳐졌다. 제주 공항의 방역은 '자유로움'의 극치였다. 화창한 가을 하늘의 지난 9일 제주 공항에는 전국에서 10만 여명의 인파로 붐볐다. 황금연휴에도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지 못한 이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하나하나 모두 마스크를 했지만,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거리두기는 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강한 전염성을 잘 아는 모두가 최대한 방역 준치를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누구도 이들에게 거리두기를 강제하지 않았고, 어느 경찰도 이들에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 요구하지 않았다. 바로 진정한 'K방역'의 모습이었다. 세계 누구나 손꼽는 'K방역'의 장점은 "봉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봉쇄하지 않고 무서운 전염병인 코로나 19 팬데믹을 적절히 통제했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제주뿐이 아니었다. 서울에서도 올림픽 공원을 비롯해 명동, 동묘시장 등 도심 곳곳까지 인파가 쏠려 활기가 넘쳤다. 상대적으로 밀폐된 재래시장도 밀려든 인파로 북적였다.



반면 광화문 광장의 방역은 사뭇 달랐다. 광장 자체가 사람 대신 수십 대의 경찰 차량들로 둘러 싸여 있었다. 지난 8월 15일과 10월 3일 등장한 세칭 '재인산성'이었다. 정부는 지난 3일에 이어 9일에도 '재인산성'을 쌓고 광화문 광장의 출입을 원천 봉쇄했다. 골목마다 경찰들을 배치해 시민들을 상대로 광화문 광장 방문 목적과 신원을 물으며 신분증 검사를 했다.
광장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조차 불편을 호소할 정도의 통제가 이뤄졌다. 세계인이 '최고'라 꼽은 'K 방역'은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것이라는 정부의 변이다. 실제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 19 감염에 위협적인 것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정부의 답변은 다른 곳에 다 적용되는 'K방역의 원칙'이 왜 광화문 광장에만 없는지에 대한 해명에 부족해 보인다. 이 때문에 방역의 원칙이라기보다 정치적 이유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광화문에 다시 봉쇄없는 K 방역이 등장해 '방역의 정치화'가 그저 우려였기를 바랄 뿐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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