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재정부담 가중… 결국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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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공기업 재정부담 가중… 결국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은진 기자   jineun@
입력 2020-10-15 18:28

한수원 등 6사 이미 재정부실 겪어
기존 사업과 겹칠땐 재정난 가속


에너지공기업 재정부담 가중… 결국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정세균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 시행땐
2022년부터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HPS)가 시행되면, 에너지 공기업들의 재정 악화가 우려된다. 이미 발전사들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에 따라 전체 발전량의 일부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여기에 수소 발전 의무량 부담까지 떠안는 셈이다. 발전원 중 가장 원가가 높은 수소 에너지 공급이 늘면 결국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정부가 15일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 도입방안'에 따르면 내후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HPS는 전력시장에 수소연료전지로 생산한 전력의 일정량을 구매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수소는 지금까지 태양광·풍력·지열·수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동일하게 RPS제도를 적용 받았지만, 정부가 수립한 수소경제 로드맵대로 수소 보급이 계속 확대되면 RPS 내 수소 비중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소경제 로드맵상 RPS 시장에서 수소 비중은 지난해 13%에서 2030년 26%로 확대될 전망이다.

에너지공기업 재정부담 가중… 결국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HPS 시장 도입 기본 방향 예시.

<자료:산업통상자원부>



HPS를 이행해야 하는 의무사업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RPS 의무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발전5사 등 발전사 또는 판매사업자인 한국전력 가운데 비용 절감 유인, 전력시장과 연계한 장기고정 계약 가능성 등을 검토해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HPS를 경험이 많은 기존 RPS 의무사업자에 추가로 적용하면 새 제도에 빨리 적응한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고, 판매사업자에 새로 적용한다면 수요 독점에 따라 연료전지 시장에 경쟁이 도입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발전사가 의무사업자로 결정된다면 발전사들은 RPS에 이어 HPS까지 이중 의무부담이 발생한다. 이미 RPS로 신재생에너지 투자비용이 급증하고 있는데, 재정난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한전과 한전의 자회사인 한수원·발전 5사 등 공기업 7곳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 등 6사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총 26조6690억원을 투입해 태양광·풍력·바이오·연료전지 등 신재생발전 설비용량 3만5228MW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미 재정부실에 시달리고 있다. 한전과 한수원·발전 5사 등의 부채와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2019년 128조7000억원(186.8%)에서 2024년에는 159조4000억원(234.2%)으로 늘 전망이다.

하지만 HPS 도입에 따라 RPS 의무비율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RPS 의무비율을 2021년과 2022년 각각 1%포인트씩 높이는 내용의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른 하위법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정부는 HPS 시행 이후 상황에 따라 '그린수소' 생산·판매 의무화, 공공기관 수소활용 의무화 등 추가적인 수소 의무화 정책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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