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中, 韓 자국 IT망 참여 요구… 표준·투명성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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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中, 韓 자국 IT망 참여 요구… 표준·투명성 살펴야

   
입력 2020-10-15 18:58
미국과 중국이 각각 자국 주도의 IT네트워크 구상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14일 열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화상회담에서 미국이 추진 중인 클린 네트워크(Clean Network)를 설명하면서 한국의 동참을 요청했다. 미국은 아울러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화웨이 등 중국 IT업체들의 제품 배제도 요청했다. 중국도 지난달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 구상을 밝히면서 주한 중국대사관 등을 통해 한국에 관련 사항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구상은 일찍이 예상됐던 일이다. 미국은 화웨이 등 중국 IT기업의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백도어와 스파이웨어를 숨긴다는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 중국 대표 IT기업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를 자국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했고 동맹·우방국들의 동참을 요청해왔다. 미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클린 패스(Clean Path)'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 상의 클린 스토어(Store), 클린 앱스(Apps), 클린 클라우드(Cloud) 등 5가지 항목을 추가한 클린 네트워크 구상을 하고 있다. 중국의 데이터보안 이니셔티브는 이런 미국의 공세에 대한 방어막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IT 공급망에서 주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한국을 끌어들이려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자국 IT기업들을 둘러싼 해킹과 데이터 유출이 의심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데이터 안보'를 들고 나온 것은 중국의 대미(對美)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

현재 우리 정부는 관계부처들이 협의를 통해 미·중 양국의 제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미중 대결양상이 첨예화하는 상황에서 양국의 제안을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국가안보상 혈맹적 관계인 미국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중국의 제안을 검토할 가치도 없는 것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비즈니스 룰을 준수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다는 조건이라면 더 적극적으로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 우리 선택의 기준은 양국이 제안하는 IT망이 국제적 표준에 입각해 있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맞춰야 한다. 그래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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