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선행기술 확보 우위선점
니켈 함량 90%대 높여 성능 향상
박동욱기자 fufus@dt.co.kr
인터배터리 2020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발화 위험이 없는 전고체 배터리, 니켈 함량이 높아 에너지 밀도가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 등 배터리 업계를 이끌 미래 기술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1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에서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배터리 기술들이 소개됐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 지목되며 국내 배터리 업계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이에 인터배터리 현장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발화 위험이 없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을 선보였다.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2025년에 나오나=전고체 배터리란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이 기존 액체가 아닌 고체로 된 배터리를 일컫는다. 가연성인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폭발 위험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고체 전해질이 액체 전해질 대비 이온 전도도가 낮다는 점이다. 이온 전도도가 낮으면 배터리 안에서 이온이 잘 움직이지 못해 배터리 성능이 낮아진다. 때문에 배터리 기업들은 고체 전해질로 쓸 수 있는 이온 전도도가 높은 물질을 찾는데 사활을 걸었다.
전고체 배터리에 가장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삼성SDI의 경우 황화물계를 고체 전해질의 재료로 낙점했다. 고체 전해질로 활용될 수 있는 물질 중 황의 이온 전도도가 가장 높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삼성SDI는 다른 배터리 업체에서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대비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SDI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900Wh/L로, 타사 전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인 400Wh/L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배터리 설계기술이 배터리 성능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SDI는 이같은 전고체 배터리 선행기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오는 2023년 소형 셀 검증에 나서며 2025년 대용량 셀 검증을 진행하고, 2027년 이후부터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LG화학의 경우 고체 전해질 재료로 고분자계와 황화물계를 모두 채택했다.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의 공정을 활용해 생산 가능하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먼저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먼저 개발한 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오는 2025년쯤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각지 연구기관 및 대학교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후보군에 대한 자문 그룹을 운영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 중이다.
◇니켈 함량 90% 넘는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국내 배터리 기업의 주력 제품은 니켈을 양극재 주재료로 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가 니켈·코발트·망간으로 이뤄진 NCM 배터리를, 삼성SDI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을 포함하는 NCA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이중 니켈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원료다. 니켈 함량을 높이면 에너지밀도가 좋아져 용량·출력·수명 등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니켈 함량이 늘어남에 따라 코발트 함량이 줄어들 경우 배터리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때문에 안정적이면서도 니켈 함량이 높은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 배터리 업계의 화두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올해 공급하는 배터리의 니켈 함량은 70~80% 정도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은 니켈의 비중을 90%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니켈 함량을 93%까지 늘린 배터리를 2022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2021년 니켈·코발트·망간의 비율이 90%·5%·5%로 구성된 NCM 9½½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보다 더 니켈 비중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삼성SDI도 2021년 양극재의 니켈 비중이 90%를 넘는 배터리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LG화학 역시 양사와 비슷한 수준의 하이니켈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밖에 LG화학은 저가의 경량 재료를 사용해 가볍고 저렴한 리튬-황 배터리와 장수명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소개했다. 삼성SDI는 배터리들이 탑재된 주요 어플리케이션들을 함께 선보이며 '생활의 일부로서의 배터리'의 모습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두번의 10분 충전이면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