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들 무리한 계약갱신 청구
'집 가진 죄' 집주인만 스트레스
정부는 "분쟁 줄었다" 엉뚱 발표
연합뉴스
전국 임대차3법 소급적용 피해 집주인 모임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집주인(임대인)들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세입자들의 무리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좀처럼 귀 기울이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정부는 심지어 최근 임대차 분쟁이 줄었다며 제도가 마치 정착된 것처럼 밝혀 집주인들의 불만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0일 김은혜 국민의 힘 의원실에 따르면 김 의원이 지난달 18일 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안이 아직 국회서 계류 중이며 법안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새 임대차법으로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때, 집주인들이 실거주할 경우에는 이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새 임대차법이 지난 7월 말 시행되고 나서 석달째 접어들고 있지만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집주인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이사비를 요구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집주인이 실거주를 안 할 경우, 법적 소송까지 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까지 나와 집주인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에 김은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통과시켜달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김 의원의 법안을 통과시켜달라는 의견에 이날 기준 1339개의 찬성 글이 달렸다. 의견의 대부분은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찬성한다는 내용이 압도적이며 일부는 "현재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재산과 자유 위반이다" 등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담겼다.
집주인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임대차 분쟁이 줄었다고 밝혀 집주인들의 분통을 터뜨렸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설명자료를 내고서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인한 분쟁 상담은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국민신문고 민원 접수 일을 근거로 들며 "7월 넷째주 97건에서 9월 셋째주 494건까지 늘어났던 국민신문고 민원 접수가 10월 셋째주 122건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정착되면 민원 수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의 설명자료에 집주인은 크게 반발했다. 전국 임대차3법 소급적용 피해 집주인 모임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 팩스나 전화도 다 돌려놓고 신문고에 매일 다른 질문을 올려도 '복붙'(내용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기는 것)한 답변만 해서 민원을 하지 않은 것인데 이걸 두고 (민원이)줄었다고 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들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신문고에 질문을 끝없이 올리는 방식으로 무한 투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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