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요건 3억원 강화에 고용진 "혼란 부추길 필요없다"
전세시장 안정화 추가 대책 추궁에 "관계부처와 고민중"
양향자 "재정준칙 시대착오적"… 홍 총리 "동의못해"
홍남기(앞줄 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위
"부총리님 대답해보세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정부의 세제, 부동산 정책, 재정확대 등 경제정책에 대한 여야의 성토가 쏟아졌다.
특히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두고서는 여당 의원들 모두 강한 질책을 퍼부었다. 야당은 부동산 시장에서 심화하고 있는 '전세대란'에 대해 정부 정책 실패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급속히 나빠진 재정 건전성과 최근 정부가 제시한 재정준칙 도입 여부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오갔다.
◇"대주주 요건 3억원 그대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대주주 양도세 강화에 대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의견을 물었다. 홍 부총리는 "(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강화하는 방안은 이미 2년 반 전에 시행령으로 개정된 상태"며 "다만 가족합산은 인별로 전환하는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대주주 요건은 3억원으로, 가족합산 기준은 개인별로 전환키로 한 종전 수정안을 그대로 유지키로 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여당의 거듭된 질문에도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뒤이어 같은 당 고용진 의원도 "올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1조원, 29조원씩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개인이 60조원을 투자해 시장을 떠받쳤다"며 "대주주 기준이 3억원으로 낮아지면 과세 대상자가 확 넓어져 그에 따른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대주주 기준은 한 종목에 3억원"이라며 "많은 분들이 이번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내리기 위해 법령을 개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2년 반 전에 국회와의 협의를 거쳐 시행령이 이미 개정돼 있는 것"이라고 맞섰다. 논란에 대한 책임이 국회에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고 의원이 "2023년 (금융투자소득으로) 전면 과세하는 방침이 굳어져서 굳이 2년 동안 혼란을 부추길 필요가 없다"고 하자 홍 부총리는 "국회에서 논의할 때 정부도 머리를 맞대고 (참여) 하겠다"고 답했다.
◇"부동산 대책은 흔들림 없이"= 홍 부총리는 전세대란과 관련해 추가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적인 대책이 있는지 여부를 현재 관계부처 간에 고민해보고 있다"며 "(전세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반대로 야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등록임대주택 관련 정책 기조가 불과 수 년 만에 뒤바뀐 점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홍 부총리가 보는 다주택자는 지원과 규제를 같이 해야 하는 대상인지, 아니면 임대시장의 적인지 답변해달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임대시장의 등록임대 활성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단계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이번에 조치가 이뤄졌다"며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임대시장이 잘 형성돼 작동했더라면 변화가 적지 아무래도 적었지 않았을까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간 임대시장이 불안정성을 보임에 따라 정부로서는 공공임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봤다"며 "임대시장 4가구 중 1가구가 공공임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하려는 방향은 변함없이 초지일관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與 "재정준칙 시대착오적" 비판= 여당에서는 이달 초 기재부가 내놓은 한국형 재정준칙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재정 씀씀이가 늘어난 상황에서 굳이 재정준칙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확장재정이 필수적인 국가 재난상황에서 재정준칙을 왜 들고 나왔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정준칙 도입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동의할 수 없다"며 "위기 극복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규모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빨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도 위기 직후 재정수지 악화 과정에서 준칙을 낸 경우가 많았다"며 "당장 준칙을 적용하기에는 여건상 어려움이 있어 일정 부분 적용 시기를 유예하는 장치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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