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느슨해진 상황 속
젊은층 클럽에 밀집할 가능성
'제2이태원' 사태 재현될 수도
정부 주중 유흥시설 집중단속
연합뉴스
재활병원,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등 코로나19 위험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오는 31일 '핼러윈데이'가 코로나19 확산을 유발할 또다른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100명 안팎 오르내리는 신규 확진자…언제든 세자릿수 진입 가능=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두자릿수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산발적인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언제라도 다시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등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60명대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누적 확진자는 2만5836명이됐다. 지역발생이 50명, 해외유입이 11명이다. 서울 17명, 경기 27명 등 수도권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전날 77명에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든 다시 세자릿수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취약층이 모여있는 요양병원·요양시설·재활병원의 집단감염 여파에 더해 가족·지인모임, 발레학원 등을 고리로 한 소규모 산발감염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광주시의 'SRC재활병원'에서는 전날 정오까지 4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28명으로 늘었다. 또 경기 남양주 '행복해요양원',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안양시 요양시설' , 경기 부천 발레학원 관련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된 지난 12일 이후 일별 확진자 수를 보면 98명→91명→84명→110명→47명→73명→91명→76명→58명→89명→121명→155명→77명→61명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루 이틀 사이에도 규모가 크게 달라질 때도 있어 방역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특히 방역 당국은 오는 31일 '핼러윈데이'가 감염 확산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모임 자제 안내 등 사전 대응에 나선 상태다.
◇핼러윈데이, '제2의 이태원 클럽 사태' 터질라= 방역 당국은 핼러윈데이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상황에서 예년처럼 핼러윈데이 기간동안 서울 이태원 일대에 젊은 층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제2의 이태원 클럽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핼러윈 데이가 있는 주말이면 이 지역에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곤 했다. 미국에서 유래한 축제인 핼러윈 데이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이 지역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억눌려온 젊은 층의 활동 욕구가 느슨한 경각심을 틈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자칫 핼러윈 행사가 '제2의 클럽 사태'를 초래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핼러윈데이가 다가오면서 이태원이 속한 용산구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최근 "지난 5월 발생한 클럽 발 확산으로 지역 상인들이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겪어 왔다"며 "올해만큼은 핼러윈 기간에 이태원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태원의 경우, 지난 5월 클럽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27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클럽에 직접 방문한 사람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 등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록 전파됐다. 최대 7차 전파 사례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태원 클럽 사태가 또 다시 터진다면, 어렵게 1단계로 내려온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는 또 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경제적·사회적 손실로 이어지는 코로나19 발(發) 악순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핼러윈 데이 10월 31일 클럽 및 유흥시설 단속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 게시자는 핼러윈 기간에 클럽, 유흥시설, 이태원과 홍대, 강남 부근의 파티를 제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핼러윈 데이에 적용할 추가 방역 대책을 마련 중이다. 정부는 핵심 방역수칙을 위반한 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적발될 경우 집합금지를 시행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는 등 적극 조처할 계획이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는 1단계로 조정됐지만, 전국의 클럽 등 유흥주점과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에 대해서는 강화된 방역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이들 업종은 시설 허가, 신고 면적 4제곱미터당 1명으로 이용인원이 제한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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