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검찰총장으로서 선을 넘었다"면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대단히 죄송하고 민망하게 생각한다"고 반격했다.
윤 총장이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정치인 출신 법무부 장관은 곤란하다"는 취지로 언급하는 등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추 장관이 라임·옵티머스 사태 수사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촉발된 법무부와 대검 간의 갈등이 국감에서 더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법사위 법무부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윤 총장이 내놓았던 '작심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당시 국감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며 수사지휘권의 부당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 전반을 지휘·감독하는 정부 위원"이라고 맞받아쳤다.
추 장관은 앞서 자신의 SNS에서도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며 장관과 검찰 총장 간의 관계를 되짚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부하'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생경하다"고 했다. 특히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중상모략'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며 수사지휘권의 위법성을 지적한 것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법에 의한 수사지휘권 발동은 적법하고 필요했고, 긴박했다"고 단언했다.
추 장관은 또 "중상모략이 아니라 감찰로 여러 가지 증거를 확보했고, 일부는 사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진술에 의하면 '강남 술집에서 고액 향응을 받은 검사가 바로 라임 수사팀장이라 깜짝 놀랐다'고 한다.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돼 수사의뢰 중"이라며 "윤 총장은 (라임 사태 등) 수사 의지가 있었다고 하는데, 수사팀을 보강하면서 했던 일은 김 전 회장을 66차례 불러 여권 정치인에 대한 수사정보를 캐는데 집중한 것 뿐이다. 무엇을 수사했는지 이 부분도 감찰대상"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는 여권 비판에 "검찰총장이 검찰 조직을 중립적으로 이끌어가야 함에도 정치 늪으로 자꾸 끌고 가는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며 "윤 총장의 여러 발언은 상당히 유감이고 앞으로 잘 지도·감독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감장에서 추 장관의 반격이 가해지자 국민의힘이 윤 총장을 대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제한적으로, 최후수단으로 해야 한다는 게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면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판례상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는 행위로 보일 수 있다. 장관직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