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일한 뒤 퇴사해 4개월 간 실업급여(구직급여)를 받고, 다시 6개월 일한 뒤 4개월 실업급여를 받는 이른바 '실업급여 중독자'가 지난 5년 간 9만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지급받은 실업급여액만 3600억원이 넘었다.
경기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일자리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자 아르바이트 같은 단기 일자리에서 일한 뒤, 단기 일자리보다 더 돈을 많이 주는 정부 실업급여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구직급여 지급 현황과 부정수급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9월말까지 약 5년간 구직급여 총 수급자는 659만명이었으며, 지급액은 33조246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구직급여 부정 수급자는 13만명, 부정수급액은 1189억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이같이 1년 내 반복해 구직급여를 받는 수급자는 증가하고 있다.
1년 내 구직급여를 재신청해 반복해 지급 받은 수급자는 2016년 1만6976명(516억원)에서 2019년 2만2690명(1135억원)으로 5700명 가량이 증가했다.
1년 내 재신청해 구직급여를 받은 수급자는 최근 5년간 모두 9만89명이었고, 지급액은 3634억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구직급여를 받은 수급자 가운데 지난 5년간 구직급여를 5회 이상 반복해 받은 사람만 해도 1만285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5년간 구직급여 5회 이상 반복해 받은 사람들은 구직급여 수급 기준인 피보험 단위기간 180일(약 6개월) 정도를 근무하고, 120일(약 4개월)간 구직급여를 받은 후 다시 취업해 6개월 근무 후 구직급여를 신청해 반복 지급받는 것이 5회 이상 발생한 걸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 규정을 준수하면서 구직급여를 지급 받았다는 점, 사회 전반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 비자발적 실업자의 구직을 돕기 위해 구직급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부정수급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일 하기보다는 손쉽게 구직급여를 받으려는 목적으로 현재 구직급여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반복 수급 신청자에 대해선 세밀한 검토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