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X 서밋·임직원 기자간담회
5년뒤 매출 통신-비통신 5:5로
ABC 사업 중심 '탈통신' 구상
B2B 시장으로 DX역량 확대
2023년 케이뱅크 기업공개 추진
박동욱기자 fufus@
"KT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성장이 정체된 회사'라고 한다. CEO가 바뀐 1년 동안 KT에 무슨 변화가 있었냐는 의문이 있는데, 우리는 기존의 통신기업인 '텔코(Telco)'에서 벗어나 디지털플랫폼 기업인 '디지코(Digico)'로 변화하고 있다."
KT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이른바 'ABC' 중심의 차별화된 플랫폼 기업으로의 대대적 혁신을 선언했다. 5년 뒤 전체 매출 액 20조원 중에 통신과 비통신의 비중이 5대 5가 되도록 해 '탈통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구현모(사진) KT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디지털-X 서밋'과 함께 'KT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신기업에서 벗어나 디지털혁신 기업으로 재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이날 기업부문의 새로운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하고, ABC 플랫폼 역량 기반으로 본격적인 B2B DX(디지털혁신)시장 발굴 및 확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KT는 그간 네트워크 인프라 우위를 기반으로 모바일, 인터넷, IPTV 등 B2C(소비자) 시장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B2B(기업용) 시장으로 DX 역량을 확장해 미래성장의 기반을 닦고 혁신을 선도한다는 포부다.
구 대표의 KT 청사진은 탈통신 수준을 넘어 각 산업분야의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대대으로 변신하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KT는 전통적 통신기반 기업이었고 통신 매출이 100%였던 회사였지만, 지금은 우리가 대략 40% 정도의 매출이 통신이 아닌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구 대표는 "통상적으로 플랫폼 기업하면 네이버와 카카오를 떠올리는데, KT는 다르다"고 언급하고 "KT는 '통신 기반' 플랫폼 기업을 가지고 가면서 고객의 삶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디지코'가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날 구 대표는 디지코로 변화하기 위한 차별화 요소로 B2B와 금융, 미디어 영역을 거듭 강조했다. 우선, KT는 지난해 10월 'AI 컴퍼니'로 성장을 선언한 이후 모든 영역에 AI를 도입해 고객의 생활뿐만 아니라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KT는 AI 역량을 기반으로 서빙로봇, 순찰로봇, 반려로봇, 청소로봇 등 가정에서 산업현장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로봇 시장 장악에 나선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스테이지파이브, 누와 로보틱스 등과 AI반려로봇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전홍범 부사장을 필두로 한 'AI 로봇단'을 신설하는 등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KT는 LG전자, 현대중공업그룹, KAIST, 한양대 등 국내 주요 기업 및 기관과 제휴, 'AI 원팀' 을 결성한데 이어 국내 클라우드 시장개척을 위한 '클라우드 원팀(가칭)' 출범도 준비하고 있다. KT는 국내 클라우드·IDC(인터넷데이터센터) 1위 사업자로,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구 대표는 "KT는 10년 전부터 국내 최대 IDC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했고, 누적 투자액도 2조원에 달한다"면서 "해외에 있는 사업자들이 국내에 속속 들어오고 있는데, KT는 토종 클라우드로 이 시장을 지키고, 국내 기업과 같이 성장해 나가겠다"고 클라우드 사업확장을 선언했다.
구 대표는 이와 함께, 자회사인 BC카드를 데이터 회사로 도약시키고, 디지털은행으로 출범해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케이뱅크도 오는 23년 기업공개(IPO) 시키고 디지털 기반의 신금융시장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BC카드는 310만 가맹점, 페이북 524만 가입자, 개인고객 353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가맹점 고객 기반과 데이터 측면에서 BC카드를 데이터 회사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고, 금융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 대표는 KT 매출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IPTV 또한 통신이 아닌 '플랫폼'으로의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KT는 IPTV 가입자 869만에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하면 총 1125만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현대HCN을 인수하면 케이블TV 가입자까지 합쳐 총 125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 대표는 이같은 유료방송 가입자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미디어 플랫폼 분야에서 '확실한 1위'라는 입지를 다지고, 내년부터 콘텐츠 투자를 본격화, 교육과 휴식, 돌봄 등 미디어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홈(home)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구 대표는 "자회사 분사와 상장을 통한 가치 재평가를 준비 중"이라며 "이 중 내년 정도면 아마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현재 그룹 전체의 구조개편, 계열사 이합집산 등 구조적 변화를 준비중이며, 2023년 케이뱅크의 IPO를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에 대한 기업공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구 대표는 "(케이뱅크의 경우) 카카오뱅크와 다른 포지셔닝으로 여수신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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