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치판 바꿔야 나라도 국민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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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정치판 바꿔야 나라도 국민도 산다

   
입력 2020-11-09 18:53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시론] 정치판 바꿔야 나라도 국민도 산다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갈등을 유발하고 경제를 죽이고 국민을 편 가르는 일은 대부분 정치에서 비롯된다. 거짓말과 말 바꾸기 하며 국민을 힘들게 하고 또 편 가르는 정치적 사례는 즐비하다. 내년 4월의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는 박원순·오거돈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의 성범죄 사건으로 치러지는 선거다. 민주당은 '중대한 잘못으로 재·보선을 하는 경우 무공천한다'는 당헌을 당원투표를 통해 고치고 후보를 내기로 했다. 당원투표율은 26.4%에 그쳤지만 의결 절차가 아니라 당원의 의지를 묻는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그 당헌은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2015년에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조문화한 것이다.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고성군수 재선거를 치르게 됐을 때 민주당 문 대표는 "후보 내지 말아야죠"라면서 새누리당을 압박한 걸 우리는 기억한다. 그랬던 민주당은 이번에는 '후보 내는 게 공당의 도리'라고 한다. 어쨌든 후보를 내는 건 민주당의 선택이다. 그 선택에 대한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다. 일찍이 2류라고 하던 기업은 1류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4류 정치는 경제3법을 통과시키려는 데서 보듯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 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잘 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를 결정하는 핵심적 요인은 경제제도이고, 경제제도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정치제도라고 했다. 좋은 경제는 좋은 정치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가야할 길을 정치에 물을 수밖에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정치논리가 경제에 개입되면 경제는 죽는다. 그래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고 하는 것이다. 부동산정책을 보라. 정책실패 등 여러 요인으로 집값이 뛰었는데 집 소유자는 투기꾼 취급받고 세금폭탄을 맞고, 집 없는 자는 전세난민으로 내몰린다. 시장원리와 자유계약을 무시한 부동산정책의 결과다.

정부와 여당 사람들 발언에는 독선과 오만이 묻어나온다. 법무장관은 "정치인 총장이 정부를 흔든다"며 검찰총장을 핍박한다. 민주당은 "검찰의 월성 원전수사는 검찰폭주이며 정치수사"라고 한다. 많은 국민은 검찰개혁을 현 정권의 검찰장악으로 이해한다.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말뜻도 다시 음미해봐야 한다. 대통령비서실장은 8·15 광화문집회 주동자는 '살인자'라고 했다. 그렇다면 코로나 발생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허용해서 사태를 악화시킨 자는 만고역적 살인자여야 한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8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국민 전체가 성 인지성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예산심의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은 대법관을 불러놓고 "예산 살려주십시오. 한 번 하세요"라고 말하며 권한 과시를 서슴지 않는다. 한심한 작태들이다.
막말과 적대의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편 가른다. 국민의 기억력은 결코 짧지 않은데 거짓말과 말 바꾸기를 상습적으로 하는 정치인들은 여야가 따로 없다. 하지만 집권여당의 행태부터 고치는 게 바른 정치를 앞당기는 순서다. 미국의 대선은 잡음으로 얼룩졌지만 민주당의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다. 우리의 안보와 경제, 통상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것이다. 미국은 우리에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를 물을 가능성이 높다. 한미동맹을 허물고 중국에 기대는 듯 하는 어정쩡한 자세부터 바로잡아야한다. 미중, 미북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든 한미동맹을 더욱 다지는 데에 우리의 살길이 있다. 국익을 챙기는 외교·안보 정책을 펴고 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아야한다.

잘사는 나라, 외교·안보·경제를 잘 챙기는 나라를 만들려면 정치판을 바꾸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 일은 정치인이 아닌 국민의 몫이다. 제대로 된 사람들이 정치를 할 수 있게 국민이 나서 선거판과 정치판을 바꿔야한다. 의사가 환자를 잘못 진단하거나 수술하면 환자 한 사람이 다치지만 정치인이 잘못하면 국민을 죽이고 나라를 망친다.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할 이유다.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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