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하고 경찰로 이관
국민의힘 "5공으로 회귀하냐…문두환되겠다는 선언" 비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두고 연일 대립 중인 여야가 국가정보원(국정원) 개혁을 두고도 잡음을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하고 경찰로 이관하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다음 달 9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5공 회귀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원법 개정안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야당의 반대를 넘어서라도 개정안 의결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이 자리에서 "여야 합의로 법안을 처리하면 좋겠지만 적시에 입법을 완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번 개정안이 국정원의 잘못된 흑역사를 영원히 종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안을 담은 국정원법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부터 여야 공감대가 쌓인 법안이라는 것을 명분으로 삼고 있다. 김 의원은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정원법 개정은 2018년 1월 20대 국회부터 오랜 기간 논의해왔던 사안"이라며 "21대 국회에서도 7차례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여야 간사 간 소소위에서 충분히 논의했다. 수사권 문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법안심사소위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을 의결해 오는 27일 정보위 전체회의로 넘겼다. 국정원법 개정안에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되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거나 정치인 등 주요 인물을 불법사찰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게 핵심이다. 대신 경찰 산하에 독립된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하고 대공수사를 담당할 안보수사국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넘기면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정원의 안보수사 역량 약화 등을 이유로 국정원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면서 또다시 숫자의 힘을 앞세운 막무가내 입법 독주가 재현되고 있다"며 "대공수사권 폐지는 국정원 존재 이유를 없애는 것이다. 안보 수사 역량의 약화와 안보 공조 약화를 일으킬 불 보듯 뻔한 일을 일방적으로 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도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은) 5공 치안본부 독재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며 "말 안 듣는 검찰을 약화시키고 국정원은 새로운 방향으로 개악하고, 문재인 정권의 권력 중심을 경찰로 옮기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또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빗대 "본질은 문재인 대통령이 '문두환'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고, 민간 5공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더 적나라하게 친문 쿠데타 대국민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하 의원은 "경찰은 지금 국내 정보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모든 정보를 갖고 있고 여기에 수사권까지 넘겨주겠다는 것"이라며 "박종철을 죽인 치안본부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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